내가 만든 여자들
설재인 지음 / 카멜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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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89년생서울대 수학교육학과의 현재 무명의 복싱선수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작가의 프로필이 궁금해 검색까지 해보니 여자일반부에 출전한 이력이 나와있는 특이한 양력의 작가로군 수학교육학과, 복싱, 소설. 전혀 상관이 없을것 같은 이 책은 의외로 따스한 표지이다. 사람들이 가득찬 거리를 역류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여성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

작가의 이력과 따스한 표지의 책은 따뜻한 느낌의 감성이 들어있는 책이겠지 하는 편견을 사정없이 깨트린다.

일단 12편의 단편소설이 들어있는데 각자의 내용들이 범상치 않다.

조금은 설익은것 같은 단편도 있지만 현재의 보통 가치관을 넘어서는 내용의 책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12편중 오프닝을 여는 엔드 오브 더 로드웨이, 회송, 내가 만든 여자들, 바지락봉지, 엉키고 앉아 레프트보디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소설들이었다.

엔드 오브 더 로드웨이는 엄마의 유골함을 들고 엄마의 애인이었던 혜순아줌마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담히 그려진다. 이 책중 가장 아까운 에피소드라 보고 이 단편은 중편이나 장편으로 만들어져도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단편이었다.

애인이 있는 아버지. 애인이 있는 어머니. 주인공은 남녀의 성에 대한 지식은 친구에게 들어 알고 있지만 엄마와 엄마의 애인인 혜순아줌마의 사랑행위에 귀를 기울이며 설레이기도 하고. 갑자기 떠난 혜순아줌마를 그리워한 모녀지만 세상을 떠나 유언으로 유골을 전달하러가는 주인공은 술만이 인생의 낙인양 세상과 동떨어지지만 이 혜순아줌마를 찾아가는 태국의 거리 풍경과 왜 그녀가 그들에게서 떠가가야 했는지. 엄마의 애인인 혜순아줌마가 어떻게 남자의 씨를 배서 타국에 살아갔는지. 그리고 그녀에게 닥친 비극.한국에서는 그녀를 그리워한 엄마가 그녀가 주고간 딸의 선물인 코코넛향이 배인 떡을 딸과 나눠 먹으며 마신 소주한잔의 추억. 그리고 먼 타국에서 살아가고자 한 그녀들의 남겨질 이야기.

짧지만 풍성한 이 첫 에피소드가 너무 좋았었다.

단편중에는 뺑소니사고로 죽은 아이와 뺑소니차가 한 여인을 더 밀어 두 사람의 죽음을 둔 이야기.

바지락 봉지에서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바지락을 사러간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뒤 남겨진 아내의 이야기.

그리고 이책의 제목이기도 한 내가 만든 여자들에서는 여러 상징들과 변주들. 미스터리들이 뒤섞인 단편이 나온다.

여성성추행. 강간. 인간을 만들어 성폭행 당한 여성의 복수. 인조인간. 이런 단편을 가지고 이 무거운 주제를 호러와 에픽형식으로 거침없이 풀어간 이야기.

그리고 작가의 이야기가 들어갔을것 같은 엉키면 앉아서 레프트보디는 복싱을 주제로 주인공의 이야기, 관장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작품인데 두 인물들중 한명이라도 동화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생생함이 다가오는것 같은 놀라운 경험을 만끽할수 있을것이다.

조금 뭘까 하는 작품도 있지만 다음편에는 중편이나 장편으로 만나봤으면 하는 설재인 작가의 이번 소설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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