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구석에서 묻는 질문들 - 차마 하지 못했던, 우리 시대 청년 그리스도인의 16가지 질문
오성민 지음 / 복있는사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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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구석에서 묻는 청년들의 질문이 교회 중심에 놓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활동과 글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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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신학자 -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칼 바르트까지
마이클 리브스 지음, 장호준 옮김 / 복있는사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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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고, 두 번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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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꽃이 되다
최삼영 지음 / 하영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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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뜸들이지 않은 밥은, 밥이 아니듯

글에는 글쓴이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감성이 있고, 각자의 개성이 있다. 나는 주로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면, 그 작가의 책들을 모두 사곤 한다. 그러고는, 나는 유명작가와 함께 만난 것처럼, 꽤 오랜 시간 담소를 나눈 듯,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한다. 어느 작가든, 한 번도 만나보지는 못했어도, 그가 쓴 글을 읽다보면, 마치 아주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누군가의 글에는 곧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져 있기에 그러하다.

나는 매년 한 권씩, 책을 출판하자는 목표가 있다. 한 권의 책이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하나의 완성된 글을 쓰기 위해서도, 많은 생각과 고민,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도 마음과 감정이 실린다. 그래서인지, 쓰인 글은 내 자신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내가 지내온 날들의 부분이 담겨져 있고, 나라는 존재를 표현하고 있는 하나의 모양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군가 내 책을 소중하게 생각해준다거나, 내 글에 담긴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면, 나는 참 뿌듯함을 느낀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혀진다는 것은, 마치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 닿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때때로 글에 분노가 담기기도 하는데, 뒤돌아보면 그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왜냐하면 분노의 감정이 고대로 전달될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가급적 사랑의 마음을 담고자 애쓰며, 읽는 이에게는 좋은 감정들이 전달되기를 바라게 된다.

오늘은 ‘최삼영’이라는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의 시집, 『바람, 꽃이 되다』를 읽으며, 시인의 마음이 내게 와 닿는다. 특별히, 시인만의 자주 사용하는 언어들을 보게 된다. 공복, 허기, 눈물로 지은 밥들이 바로 그것이다. 바람과 같이 공허한 인생이 꽃이 되기를 바라는 내용들이 여기저기에 위치해있다. 시인은 마음이 가난한 우리네 인생에게, “삶의 허기는 한 그릇 밥만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바람, 꽃이 되다』, 도서출판 하영인, 최삼영, p, 60). 그리고는, 한 그릇 밥알 속에 밥알만 있는 것이 아니며, 밥알에는 밥알을 지은 이의 마음이 담겨있음을 노래한다.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으면, 삶의 허기짐이 사라진다. 한 그릇 밥상에는, 엄마의 마음이 가득 담겨져 있다. 사랑으로 뜸들인 밥이야말로, 참 밥인 것이다.

사랑으로 뜸들이지 않은 밥은

밥이 아니듯

사랑이 꽃피지 않은 삶은

삶이 아니라는 걸

오늘도 뉴스를 보았지만, 들여오는 소리는 절망, 분노와 울분, 아픔과 억울함, 분열과 갈등으로 가득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다 눈을 돌려, 뉴스 밖을 보니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덕분에 꽤 상쾌한 공기를 맡을 수 있었다. 피조세계에 담긴 창조주의 사랑은 여전히 가득함을 알 수 있었고, 나는 가히 그 사랑을 맛볼 수 있었다. 어쩌면, 삶에 담긴 진실은 마음의 눈을 떠야 보이는 듯하다. 밥 그릇 속엔 흰 밥알만 있지 않은 것처럼, 삶을 사랑하기란 보이는 것에 담긴,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일는지 모른다. 꽃봉오리가 품은 꽃이 만개하기를 기대하듯, 우리의 삶에도 사랑의 꽃이 활짝 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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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드라이버
우선자 지음 / 하영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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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생을 포기하기엔, 아직 우리는 젊다.

집회서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부자가 헛발을 디디면 친구들에게 부축을 받지만 궁핍한 이가 넘어지면 친구들에게 걷어차인다.’ 책 「할머니 드라이버」를 읽었다. 작가인 ‘우선자’ 할머니가 겪어야만 했던 아픔들이 담긴 글이었다. 그녀가 고백하기를 ‘가난뱅이는 부처님도 외면했다’고 한다. 마음을 먹고, 산속의 절간을 찾아갔지만 그곳에서도 문전박대를 당했던 것이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내용은 “가난한 사람은 어디서나 반기지 않기에 마음에 받은 상처가 컸다”는 말이었다. 할머니는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불청객이 되었다.

‘가난한 자들의 인식론적 특권’이라는 말이 있다. 계층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은 땅에 가깝고 부유한 사람은 하늘에 가깝다고 표현해볼 수 있다. 땅에 가까운 동물일수록 지진이나 자연재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듯, 가난한 사람일수록 사회적 재난에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고, 사회적 아픔을 그 누구보다 피부에 가깝게 경험하며, 인식하게 된다. 즉 사회적인 약자야말로 그 누구보다 먼저, 시대의 변화와 고난과 아픔을 인식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할머니의 아픔은 곧 우리사회의 아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산 속에서 한 남성에게 의도치 않은 임신을 당하지만, 돌봄을 받기는커녕 낙인찍히고, 잘못된 사람으로 치부 당한다. 도리어 어머니로부터 “그 산에 올라가서 골짜기로 구르면 유산이 될지도 몰라”라는 가슴 아픈 말을 듣기도 한다. 작가는 남편으로부터도 위로받지 못하고, 매를 맞아야만 했다. 남편은 “여자는 삼 일에 한 번씩 맞아야 남자를 우습게 여기지 않는다.”며 주먹을 휘둘렀다고 한다. 그런 일상 가운데, 절간을 찾았지만 스님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고, 고독나무 가득한 산신당에 찾아갔지만 산신에게도 위로를 받지 못했다. 37세의 나이에, 남편도 집을 떠나버렸다. 그녀는 어디에도 설 땅이 없었다. 식당에서도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하고, 계주가 되었지만 주변 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한다. 그녀에게 세상은 ‘무서운 곳’ ‘적들만 우글대는 곳’일 뿐이다.

과부나 다름없는 그녀에게 우리사회는 한 가정을 책임지기에는 너무 어려운 곳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근처에서도 일가족 4명이 생활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일이 있었다. 작가도 생활고에 지쳐, 죽음을 결단했다. 그 때였다. 한 식당주인이 다가왔고, 그녀에게 일자리와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그 결과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던 사람들은 담임 선생님, 옆집에 사는 새댁이 있었다. 할머니는 스스로 세상을 등지려고 하였고, 그 때마다 다가와 희망이 되어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준 덕분에 할머니는 희망을 잃지 않았고, 결국에는 봉고차 하나를 중고로 구입하여 삶을 영위하는, 할머니 드라이버가 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수많은 순간들이 있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그럴 때마다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이 기억난다. 홀로 있을 때 친구가 되어준 이, 재정적으로 위태로울 때 후원해준 이, 마음의 위로가 필요할 때 위로가 되어준 이, 모든 불행이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희망의 촛불을 켜준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을 때 붙잡아준 이. 위태로운 순간마다 좋은 친구들을 만났던 기억들을 보니, 어쩌면 불행은 우리에게 참된 친구가 누구인지를 가르쳐주고 싶은 것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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