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목욕 기린과 달팽이
리사 비기 지음, 팔로마 코랄 그림, 문주선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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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기만 해도 상처를 낼까봐 겁이 났던 아이의 살갗이 떠오른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한 겨울인데도 목욕 한 번 시키고 나면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리던 기억도 난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그런 소중한 시간들이 모여서 아이가 한 뼘 한 뼘 성장했다고 생각하니 함께하는 이 순간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엄마와 함께 목욕하는 어린 아이의 놀이인가 생각하며 그림을 넘기다 보니, 아이를 목욕시키는 엄마의 이야기인 것 같았다. 목욕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든 무서워하는 아이든 그 아이와 함께 하는 엄마는 아이처럼 상상하고 아이와 같이 생각하게 된다. 비누 거품으로 구름을 만들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기도 하고, 수건으로 간질간질 간지럼을 태우다가 갑자기 주변이 바다로 변하면서 파도가 밀려오기도 한다. 동물농장도 아닌데 오리 인형이 등장하고 때로는 방금 마셨던 음료수 병이 꼬르륵 욕조 안으로 잠수를 하며 방귀대장이 되기도 한다.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그때는 힘들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는데 사실은 매순간순간이 행복했음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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