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강영숙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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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감으로 사람을 잔뜩 긴장시키는 괴기스러운 영화보다도 아직 우리에게 닥치지는 않았지만 세상 어느 곳에선가 벌어지고 있음이 분명한 현실이 훨씬 두려울 때가 많다. 나와 다름에서 빚어지는 혐오와 숱한 차별은 사회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소통되지 못한 관계는 분열을 낳는다.
임성순의 작품 「몰:mall:몰(沒)」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떠오르게 하는데, 모든 국민을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를 비롯해 어제까지의 크고 작은 재난 어떤 것을 대입해도 소환된 기억은 아픔 그 자체로 남는다. 반복되는 인재 앞에 ‘망각했으므로 세월이 가도 무엇 하나 구하지 못했구나.(104쪽)’라는 소설 속 마지막 말은 읽는 이들의 마음에 반성을 불러일으키는 것만 같다.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는 사회안전망에서 재난은 안과 밖 어디에든 내재되어 있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이나 재난·재해의 현장을 돌아봄으로써 교훈을 얻고자 하는 다크투어리즘이 갖는 의미를 떠올리다 보니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에 나오는  ‘기억하지 않고 나아가는 공동체는 없다’는 말을 되새겨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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