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삶을 한구석 살릴 수 있다-강준서
(당신의 글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중)
지금의 나는 처절함에 대한 비명을 지르지 않고서도 나만이쓸 수 있는 글이 있다고 믿는다. 내가 쓰는 글은 폭로도 없고 적나라한 상처도 없다. 다만 혼란스럽고 아픈 일 옆자리에 놓이고싶다. 자극적이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무해한 글이 되고 싶다. 만연해 있는 허무감 옆에 꾸준히 자리하고 싶다. 이제는 빛을 들고 나가면 상처와 우울 앞에서 빛이 부끄러운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약하더라도 여전히 빛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긍정적인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한 따뜻한 사람들과사랑을 온전히 전하는 것도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증오하는 것들을 자주 쓰지 않는다. 무언가에 분노하고 증오한다는 건 그만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침범당했다는 뜻이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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