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KETCH - 관찰하는 삶, 그려내는 인생, 그리고 느끼는 보물
쿠리타 유이 지음, 김재훈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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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2026년 한해의 계획을 짤 때 이모티콘 작가되기를 넣어두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캐릭터를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설명이 필요 없이

전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캐릭터를 보는 순간

‘지금 화가 났구나.’, ‘슬프구나.’, ‘당황했구나.’

이런 감정이 바로 느껴져야 한다.

만약 그림을 보고 “이게 무슨 상황인가요?“라는 설명이 먼저 필요하다면

이미 전달력이 부족한 그림이다.

그러던 차에 CAFE SKETCH 도서 서평단이 올라와 냉큼 신청하여 재미있게 책을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쿠리타 유이는 블리자드와 Tonko House 등에서 활동한 일본의 스토리 아티스트다. 《오버워치》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ONI: 천둥 신의 전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의 스토리보드 작업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스토리 아티스트이자 교육자로 활동하며 드로잉과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전하고 있다.

LOVE 사랑과 흥미를 가져라.

ENJOY 좋아하는 것을 즐겨라.

OPEN 마음을 열어라.

책 속의 쿠리타 유이는 특별한 재능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계속해서 말하는 것은 꾸준함과 관찰이다.

계속 도전하면

조금씩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집니다.

나는 취미로 가끔 그림을 그린다.

정식으로 배워본 적도 없고, 잘 그리는 편도 아니다.

사람이나 동물은 아직도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대신 사물이나 풍경은 조금씩 재미로 그려보고 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매일 그렸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사실 매일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취향은 조금씩 선명해질 것이다.

관찰하는 눈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손도 조금씩 익숙해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예전보다 자연스럽게 선을 긋고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가는 결과보다 먼저 일단 해보라고 말한다.

잘 안 되면 다시 하면 되고, 계속 도전하면 조금씩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고.

나는 나, 너는 너입니다.

..

넌 뭘 할 수 있어?

넌 뭘 좋아하고, 뭘 할 때 가장 즐거워?

네 얘기 좀 해줘.

..

너의 인생 자체가 멋진 스토리야!

그림을 그리다 보면 다른 사람을 신경쓰게 된다.

정작 단점은 내 눈에만 들어오는데 그 하나가 걸려서 세상에 내놓기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하지만 난 비전공자에 전문가가 아니라는게 허들 하나를 낮춰주었다.

잘 그리기 보다 나만의 개성을 가졌는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러려면 나만의 스토리를 가져야 한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그림을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바꿔준 이야기였다.

작가는 풍경을 볼 때도 “예쁜 풍경을 찾으라”가 아니라 재미있는 디자인을 발견하라고 말한다. 전선 사이의 간격,건물과 나무가 만드는 모양, 구름의 형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실루엣.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멋진 장소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재미있다고 느낀 장면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그러고 보니 그림은 결국 보는 능력이 아니라 발견하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로 그림 그리기 영상을 보며 배울 때, 덩어리로 연습하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책에서는 프레이밍 연습이라고 한다.

후반부에서는 전달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항상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가?’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전달될까?’

생각해 보면 그림뿐 아니라 글도 똑같다.

아무리 문장을 예쁘게 써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면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책에서는 만족스러운 그림보다 명확한 그림을 우선하라고 말한다.

또 관객에게 “어디를 봐야 하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을 이끌어야 한다고 한다.

그것 또한 배려라고.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가?’

‘어떻게 하면 전달될까’

계속해서, 끊임없이 떠올려야 할 질문들입니다.

왜냐면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몰입하다보면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고, 어떻게하면 전달될지를 잊어버리고 삼천포로 빠질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끊임없이 떠올려야 할 질문들이라는 말에 정말 공감 되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는지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았는지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전달되는가’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읽으며 많이 공감했다.

정성과 시간을 들이면, 모르는 사이에 지우는 괴로움이나 아깝다는 마음이 쌓이게 되고, 잘 그린 그림, 예쁜 그림, 디테일을 가득 채운 그림을 그리려는 습관이 발동 할 틈이 생기면 명확함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서평이나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면 무엇을 얘기하려고 했는지를 잊게 된다.

과감히 덜어내야 할 때는 지우고 간결하게 핵심만 남겨야 한다.

 
 

CAFE SKETCH 책에서 작가의 그림에 대한 감상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작가의 스케치가 많아서 정말 좋았다.

완성작과 과정이 많이 담겨 있어서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선을 쌓아가는지 자연스럽게 따라가 보았다.

선은 거칠지만 과감하고, 인물은 단순한데도 감정이 살아 있었다.

특히 사람들의 자세나 표정, 손짓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어 작가의 뛰어난 관찰력이 느껴졌다. 사진 속에서 대부분이 그냥 지나칠 장면들을 포착해 이야기로 만드는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잘 그리는 사람이기 전에 잘 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그림을 잘 그리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다.

세상을 더 자세히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하나였다.

드로잉 책을 보면 대부분 선 긋기부터 시작한다.

의외로 선 하나를 곧게 긋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모든 일은 그렇다.

요리도 양파를 써는 것부터 배우고, 글쓰기도 가나다부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의미 없어 보이는 반복이 결국 실력을 만든다.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이 어느 순간 실력이 되어 돌아온다.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관찰하는 습관이고,

완성도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무엇이 전달되는가였다.

얼마전에 매일우유를 그린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냥 우유팩을 따라 그리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옆면의 작은 글씨를 그리려는 순간 아차싶었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내용을 그림을 그리려니 하나하나 읽게 되었다.

신기했던 건 매일 필사를 했던 덕분인지 생각보다 금방 글씨를 따라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림 하나 그렸을 뿐인데 매일우유 표시사항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게 되었고, 필사도 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지나쳤던 것을 그림 덕분에 읽고 관찰하게 된 것이다.

무의미해 보이는 반복도 언젠가는 의미가 된다.

무(無)가 유(有)가 되는 순간은,

특별한 재능보다 꾸준함과 관찰이 먼저 만들어 주는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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