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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환석의 무기력과 불안을 없애줄 9가지 심리 처방
최환석 지음 / 멘토르 / 2018년 7월
평점 :
저는 2~3년 전 어느 계절에 무기력에 빠져 허우적 거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얼마나 쳐지고 지치는지 tv 광고에 나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다'라는 광고를 보며 피식 웃으며 그 마음을 알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이 조금은 어두운 시간이었다 기억이 되는데 가만히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 이유와 원인은 어디에 있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이 책을 읽으며 그 시간들을 많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최환석 님께서 지으신 책입니다. 책 속에 있는 작가의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20년 넘는 임상 경험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의 고통은 끝없이 반복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 고통의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무기력과 불안 그리고 분노와 우울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이 불행해질 결정을 반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못된 결정의 밑바탕에는 현재의 부정적인 감정이 있으므로, 부정적인 감정에서 멀어져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릴 방법을 오랜 시간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이 책을 출간했다.
(p. 작가 소개 글 중)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불안이라는 요소에 더 집중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불안사회'(한병철 작가님의 책 [피로사회]를 빗대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많은 매체와 미디어들로 인해 우리가 접하는 것들이 정말이지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디어의 많은 부분이 성공한 사람들과 성공할 수 있다는 것들을 전달하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는 가끔씩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런 내용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합니다. 치열한 경쟁이 일상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 그런 경쟁에 뒤처진다는 것은 일종의 도태 혹은 패배라는 것처럼 비치기도 하기 때문에 개인은 상처를 입거나 자존감을 잃어버리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은 끊임없이 '이 경쟁에 뒤처지면 안 된다', '남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돼'라는 식의 불안에 휩싸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에 개인은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라던지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이 언급되어 있어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곤 했습니다.
정체성이 잘 확립되어 있는 사람은 무력감에 빠지든 시련에 부닥치든 회복탄력성이 높다.
(p. 140)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고 인상적이었던 내용으로는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대개 과거의 겪은 일들을 비관적으로만 해석한다. 심지어 자기 인생 자체를 비관적으로 본다. 그들이라고 해서 왜 행복한 순간이 없었을까. 가만 그런 기억을 쉽게 떠올리지 못할 뿐이다.
이런 감정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이나 결정은 아무래도 부정적으로 편향될 수밖에 없다. 인생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려면 무엇이 가장 유리한 일인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기준으로 생각하다 보면 자기 파괴적 선택을 하기 십상이다.
(p. 46)
즉 지금 우울한 사람들이 미래 또한 우울하게 예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자신의 상태와 기분을 '기준점'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할 길은 하나다. 객관적 사실을 직시하는 것, 다시 말해 잘못된 기준점을 재설정하는 것이다.
(p. 74)
지금 좋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를 예측하거나 희망할 때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점. 그 점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조건적인 긍정 또한 좋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울과 불안, 무기력은 현대인의 삶에서 개인이 잠시만 마음을 놓거나 놓치면 찾아올 수 있는 방문객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하게 되었네요. 그렇기에 이 책의 책명처럼 바쁜 시간 도중에도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불안과 무기력, 우울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보는 것도 그 방문객들을 맞이하지 않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아주 흥미롭고 재밌게 보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이런 경험이나 부분들을 느껴보았기에 더 가슴에 와닿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책의 내용에는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타인을 바꾸기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만 바꿀 수 있어요."(p. 120) 이 글처럼 우리 각자가 개인을 단단히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 타인에 휘둘리지 않게 굳건한 정체성과 믿음 같은 것들을 말이지요. 이 책을 읽어보니 이 책은 많은 분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속의 짧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글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은 결코
고요히 있는 법이 없다.
- 파울로 코엘료
(p. 62)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