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일 년 동안 많은 문학상들이 있습니다. 그런 문학상에서 수상한 작품들 소식을 들으면 그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 가능하면 챙겨보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일본의 소설 중 나오키상과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작품을 챙겨 읽고는 했는데 최근에는 좀 뜸해졌네요. 대신 한국의 문학상 수상작품들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수상작들을 보면 어느 정도를 적어야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는지 가늠해 보기도 하고 이 작가들이 차후 한국의 문학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기에 이름도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도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호기심이 생겨 읽어 본 소설입니다. 책의 띠지에는 "드라마적 스피디한 전개는 작가의 필력을 증명한다'라는 문구가 있어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저는 가독성이 높은 소설 또한 좋아하기에 읽기도 전부터 재밌을 것이란 상상을 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남훈 씨라는 남자입니다. 굴착기 운전을 했던 남훈 씨는 이제 은퇴를 하려고 굴착기를 파려고 하는 장면으로 이 소설이 시작됩니다. 굴착기의 상태를 보며 남훈 씨라는 인물의 성격을 유추해 봅니다. 남훈 씨는 결혼에 한 번 실패했고 패인처럼 지내다 41살의 나이에 '청년일지'를 적으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새롭게 시작한 삶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고 딸을 낳아 비교적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갑니다. 딸은 이제 임용을 해서 선생님이 되었고 남훈 씨는 은퇴를 하고 청년일지에 적어두었던 못다 한 꿈을 이루려고 합니다. 그렇게 스페인어를 배우고 플라멩코를 배우고 굴착기를 몰았던 예전과는 조금 다른 남훈 씨가 되어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정말 가독성이 좋은 소설입니다. 금방 술술 읽혀 재밌게 읽었습니다. 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개성적인 인물들이 잘 드러난 것 같았습니다. 굴착기를 사기 위해 왔다 남훈 씨와 인연을 맺게 된 늙다리 청년, 스페인어 선생님, 플라멩코 선생님, 아내와 딸 선아, 전처 사이에서 낳은 딸 보연. 재혼을 하고 오랫동안 연락조차 하지 않던 보연을 찾으려는 고민과 보연과의 만남이 억지스럽지 않아 좋았습니다. 남훈 씨가 돈 걱정을 하며 고민을 하는 모습도 인간적이었고 보연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들은 지금의 가족들 반응도 이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지금의 아내분이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아내 덕분에 이렇게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는 남훈 씨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못다 한 꿈을 찾아가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후회와 반성을 하기도 하고 새롭게 나아가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 중에 일과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해 불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했네요. 가족은 참 소중하고 좋지만 너무 가까워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이 조금은 위안이나 작은 웃음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남훈 씨는 스페인으로 떠납니다. 플라멩코를 과연 췄을지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그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타낸 소설 같았습니다. 그런 이야기에 나오는 무조건적인 멋진 사람이 아니라 갈등하고 아파하고 한계를 느끼면서도 조금씩 나아가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설이라 좋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재밌다는 것이죠. 가을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읽으면 참 흥겨울 소설이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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