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기에 더욱 빛나는 일본문학 컬렉션 1
히구치 이치요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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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 몇 년 동안 일본 소설이 굉장히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저도 그 시기에 책을 읽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일본 소설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오쿠다 히데오 등 다양한 일본 소설가들을 알게 되었고 저도 모르게 일본 소설의 영향을 조금은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일본 문학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일본의 옛 소설가들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게 되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일본 소설을 즐겨 읽다 최근에는 읽지 않은지가 꽤 되었는데 오랜만에 추억 속의 이름들을 만나게 되었네요. 이 책을 통해서 이름을 보고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에는 히구치 이치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가지이 모토지로, 나카지마 아쓰시, 다자이 오사무, 미야자와 겐지의 여섯 명의 옛 소설가들의 짧은 단편들이 묶여져 있는 책입니다. 저는 다자이 오사무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이름을 보고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다자이 오사무는 워낙 유명하니 이름을 알고 있었고 아쿠다가와는 아쿠다가와 상이라는 상이 있어 그 상 때문에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 책을 펼쳤고 처음에는 히구치 이치요의 소설로 이 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히구치 이티요였습니다. 소설가의 배치에서 이 작가가 가장 처음 등장한 것은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 일본 문학에서의 중요도 같은 것이 반영되었을까 궁금했습니다. 소설들은 약 1895년도쯤의 배경이기에 옛날의 서정적인 느낌이 많이 담겨있었네요. 책의 첫 시작인 <섣달그믐>이란 소설도 재밌었는데 부잣집 도련님이자 방탕한 생활을 하는 이시노스케의 행동과 하녀로 들어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옳지 못한 행동을 하고 가슴 졸이던 미네의 이야기는 현대 일본 소설처럼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네요. 특히 이 작가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5천 엔 지폐의 초상의 인물이라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지폐에 초상이 들어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이 작가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정말 궁금했던 작가였습니다.

독특했던 소설가로는 나카지마 아쓰시라는 작가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소설의 배경이나 소설의 제목이 이국적인 것이 독특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작가가 전쟁으로 인해 조선과 남태평양에서 거주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하니 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신기하기는 했습니다. 기대했던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들은 기대가 컸던 탓인지 생각보다 좋지 않았지만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 소설은 좋았습니다. <밀감>과 <아버지>라는 소설은 큰 사건이 없지만 충분히 일상에서 만난ㄹ 수 있을 법한 사건을 잘 그려낸 것 같고 특히 밀감의 마지막 장면은 조금 찡한 마음이 들기도 했네요.

이런 소설가들의 소설이 현대 일본 소설에도 분명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현대 일본 소설과 조금 닮을 부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책에 소개된 소설가들은 단명하여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했지만 그렇기에 더 빛났을지도 모르겠네요. 책의 제목처럼 말이지요. 오랜만에 일본 소설을 보았는데 가볍게 읽기 좋았고 가독성도 괜찮아 편안한 독서를 했네요. 일본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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