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4월
평점 :
예약주문


 

 

예전 <사는 게 뭐라고>란 작품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사노 요코'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이가 많으신 작가분이실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작가 소개란을 보니 제 예상보다 더욱 나이가 많으셨네요. 2010년에 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니 어쩌면 제가 그 책을 읽고 있었을 때에도 '사노 요코' 작가님은 이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사는 게 뭐라고>란 작품을 읽으며 편안하게 읽히며 작은 위로를 받은 듯한 느낌이 기억이 나 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아주 재밌지도 아주 내용이 무겁지도 않은데도 이상하게 내용이 따스하고 기억이 남았던 기억이 있어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을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이 책은 에세이의 형식으로 여러 가지의 이야기들을 짧게 적어놓은 글들을 묶어 놓은 구성이네요. 따로 장을 구분해놓지는 않았는데 어쩌면 각각의 이야기가 한 주제를 놓고 이야기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주제로 적어놓은 글들이라 그런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예전 <사는 게 뭐라고>란 책을 읽었던 느끼만이 어렴풋 남아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느낌이 다시금 생각나고 살아났습니다. 편안하게 술술 읽히며 중간중간 작가의 위트와 재치가 엿보였던 글은 이런 봄날, 부담 없이 펼칠 수 있는 책이라 좋았습니다.

이 책의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기억나는 이야기가 몇 개 있네요. 첫 번째는 이 책의 시작을 알리는 <립스틱>이라는 글. 어렸을 때는 그렇게 이쁘게만 보였던 엄마가 자신이 커가면서 그렇게 미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글입니다. 엄마는 꼭 화장을 하시는데 그 모습과 상황을 나타내는 글이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로는 이 책의 책명인 <그래도 괜찮아>. 딸의 친구인 나오미라는 아이는 붙임성이 좋고 웃음이 참 예쁜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불량학생 비슷한 학생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아들로부터 듣습니다. 자신을 보면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던 그 나오미가 그런 학생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잠깐 생각에 잠기는 작가. 그러면서 이야기는 '그래도 괜찮아'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되고 그런 사랑과 관심이 있기에 나오미는 금방 웃음이 이쁜 학생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이야기해보자면 친구와 함께 보러 간 땅에서 부동산 업자에게 속아 사기를 당한 이야기는 재밌었지만 은은한 감동이 있었네요. 말 그대로 부동산 업자에게 사기를 당한 이야기인데 부동산 업자와 밥을 먹으며 부동산 업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땅을 계약하기로 마음을 먹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부동산 업자는 한 연예인을 학생 때 보고 반해 그 연예인을 위해 성공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작가와 그 친구에게 하고 작가는 그 눈빛과 말투를 보고 그 말이 거짓은 아니었으리라 믿게 되고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이지요. 그 이야기를 보며 피천득 선생님의 <은전 한 닢>이라는 이야기가 이상하게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1986년에 출간되었다는 책이었다고 하네요. 34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한국에서 이 책이 나왔는데 작가가 이 소식을 하늘에서 들으면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오래전에 출간된 에세이였지만 큰 이질감 없이 재밌게 보았습니다. 조그만 위로와 재미를 느꼈기에 이 책을 읽던 시간은 분명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나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말을 많이 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아."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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