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김윤성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소의 봄 같으면 매화를 구경하러 이곳저곳 바쁘게 다녔겠지만 올해는 그럴 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며 한숨지을 때가 많네요. 봄이 왔지만 뒤숭숭한 사회의 분위기 때문인지 실제로 봄이 체감되지 않아 조금 안타까운 날들입니다. 이렇게 직접 여행을 갈 수 없을 때면 여행 책을 슬며시 들게 되네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책명을 보고 선뜻 손이 가 읽어 보았던 책 [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입니다.

 

이 책은 김윤성 님이 적으신 글입니다. 책의 작가 소개란을 보니 전문작가는 아니시고 22년간 창원 시청에 근무를 하며 30여 개국 100여 개의 도시를 여행한 경험과 추억을 가지고 책을 적으신 것 같습니다. 짧은 여행뿐만 아니라 3개월 뉴질랜드 연수, 1년 더블린 유학 생활도 있으시다고 하니 여행뿐만이 아니라 외국에서 살아보기 또한 경험해보신 분이네요.

책의 구성은 각 장을 따로 나누지 않고 22개의 개별적인 여행 이야기를 적어놓은 구성입니다. 22개의 여행 이야기는 아마도 22년간 창원 시청에 근무를 했던 것과 연관을 시켜 그렇게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각 이야기는 짧은 여행에서의 이야기나 에피소드, 거기에서 느꼈던 저자의 생각과 추억이 잘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글의 중간이나 끝에는 현지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여행의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네요. 책 속에 담긴 여행지의 이야기들을 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제가 다녀왔던 곳이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망을 했냐고요? 아닙니다. 그 덕분에 더욱 관심 있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책의 초반에는 지형적으로 유럽에서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중간에는 남미의 볼리비아, 그리고 후반부에는 아시아와 캐나다가 나오는군요. 약 100개의 도시를 다니셨다고 했는데 이렇게 추려내는 것도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기간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던 날들 속에 즐거운 이야기와 에피소드, 애틋한 추억들 또한 참 많았을 텐데 이렇게 요약을 해서 그중 일부만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점을 작가님은 어떻게 느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책에서는 여러 도시들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저는 볼리비아의 이야기가 특히 좋았습니다. 직장인들의 여행에서는 남미는 비교적 가기가 힘든 곳인데 다녀오신 점이 독특했고 그것과는 별도로 책에 나와있는 이야기들도 좋았네요. 우유니 사막 투어를 할 때 투어 지프 운전을 하던 껄렁한 볼리비아 청년의 이야기가 저를 슬쩍 미소 짓게 했습니다. 저 또한 예전 여행에서 그런 기억이 있어 그때 그 친구가 생각이 나기도 했네요.

봄은 여행의 계절이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여행이 힘든 봄입니다. 멀지 않은 가까운 공원에서 봄꽃들을 보며 이 책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겁지 않은 주제와 적당한 낭만이 깃들어 있는 책이었네요. 이 책을 읽으니 몽골에 한번 가보고 싶군요. ㅎ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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