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잘 곳을 구할 수 있을까? - 371일 19,105km의 낭만 가득 로드트립
이미경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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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를 주제로 한 여행 에세이는 이제 더 이상 아주 특별한 주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많은 청춘들과 사람들이 세계 일주를 다니고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 내어 저도 그런 이야기들을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은 100명이 같은 곳에 다녀온 여행이라도 100개의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여행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책도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고, 책을 모두 읽었을 때에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자이신 이미경 님은 대학생이시고 2014년 여름, 70일간 혼자 유럽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의 매력을 알게 되어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꼭 세계여행을 해보리라 다짐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여행 자금을 모으며 지냈고 방학을 이용해 친구와 떠난 인도 여행 중 저자의 꿈인 세계여행을 지금 하자는 생각으로 준비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 여행을 시작합니다. 책의 앞표지에는 '530만 원으로 지구 반 바퀴를 돌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렇게 적은 예산으로 371일을 여행했다는 게 놀랍기만 하네요.

적은 예산으로 그렇게 긴 여행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카우치 서핑과 히치하이킹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히치하이킹과 카우치 서핑을 이용하는 여행법을 배우게 되었고 그렇게 저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도움을 받고 그렇게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런 여행으로 인해 이 책은 고마운 현지인들의 이야기가 가득했고 여행의 볼 예측성, 그로 인한 자유로움 등을 듬뿍 느낄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중간에도 나오듯 저자는 히치하이킹 중 위험한 상황을 몇 번 만났고 그로 인해 아찔한 상황을 겪었던 점은 위태로워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여행을 했던 순서대로 여행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인상적인 에피소드나 저자의 생각을 전해줄 수 있는 여행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여행한 나라의 순서를 보면 인도, 터키, 아르메니아, 이란, 이집트, 유럽, 동남아시아, 일본을 다녀왔네요. 저는 이 책의 여러 이야기 중 터키에서 같은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 함께 여행하는 이야기가 좋았고, 여행 중 난민캠프 봉사활동을 했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행의 시간이 길어도 그런 봉사활동에 시간을 쓰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텐데 저자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닮아야겠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 이 여행 에세이가 좋았던 기억으로 남았던 것은 개인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나라나 도시가 이 책에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데 그 장소들을 적어보자면 터키, 이란, 조지아가 그곳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곳의 여행 이야기를 보면서 언젠가 나도 그곳을 가보리라 생각해보았네요.

여행 에세이가 참 많지만 이 책은 조금 특별한 느낌이네요. 여자 혼자서 히치하이킹과 카우치 서핑을 통해 오랫동안 여행을 한 점이나,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정을 나누고 친구가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던 점이 이 책을 다른 여행 에세이와 다르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주 멋지고 근사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더욱 특별하고 놀라운 책이었습니다. <오늘은 잘 곳을 구할 수 있을까?>란 책명은 이 책을 읽어보고 난 후에야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네요. 종종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명언들을 만나곤 하는데, 여행의 순간순간을 오롯이 즐기고 느낀 이미경 님의 책을 만나보아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의 옥상에서 내려와 방에 들어가려는 중 벽면에 쓰여 있는 글귀를 발견했다.

Travel 여행하라

as much as you can 할 수 있는 만큼

as far as you can 멀리 갈 수 있는 만큼

as long as you can 오래 할 수 있을 만큼

life's not meant to be 인생이란

lived in one place 한 곳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p.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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