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김영하의 신작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제목을 보고 두가지를 떠올렸으리라.

노통의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과 영화 <살인의 추억>.

많이 알려진 제목들이기에 이들 제목이 가지는 느낌을 지우고

오롯이 김영하만의 '살인'을 내세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견고한 성벽이 자아내는 아우라에,

피하거나 돌아가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는 시도를 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작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고,

츨판 관계자들도 제목에 대해 노통과 영화를 언급했을 것 같다.

그리고 책장을 덮은 지금,

작가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것처럼 이것만큼 적확한 제목이 더 있을까 싶기도 하다.

살인자의 기억법. 살인자의 기억법.

입에 넣고 우물거리면

김병수든 시든 누렁이든 살인이든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밤처럼

입안에서 경계가 무너지고 자와 타가 한데 섞여 짓이겨지는 느낌.

하여, 비로소 空

이 책의 뒤가 허하다 말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다시 읽어보라 얘기해주고 싶다.

권희철의 해설과 같이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너무 잘 읽힌다는 것이어서

<살인자의 기억법>이 가진 진맛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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