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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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너지가 많은 편이라 쉽게 일중독에 빠진다. 뭘 해도 에너지를 최대로 사용하는데도 몸이 지치거나 하는 일은 잘 없었다. 그런데 몇 년 전 갑자기 사람들 눈을 못 마주치게 됐다. 생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 증상과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는 일들이 일어났고, 어느 날에는 부엌에서 요리를 하는 데 칼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때 친구와 남편은 자신도 우울할 때가 많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며 나와 똑같은 처지에서 공감을 해주었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 증상이 몇 주 동안 지속되자 가족도 인내심에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고, 한번 만나서 눈물을 흘린 친구에게 두 번 찾아가기는 힘들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나는 같이 헤쳐나갈 사람은 의사밖에 없다고 여겨졌다. 잘 아는 의사를 찾아갔고, 그 의사는 내 지인들이 나의 슬프고 부정적인 감정에 귀기울이고 공감해줬던 것과 달리 단호하게 내가 고쳐줄 테니 내가 말하는 방향대로 따라오라고 말했다. 나는 그때 상태가가 꽤 심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전문 지식에 바탕해 자기 확신을 가지고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확 이끄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실감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유형의 전문가다. 그는 환자들에게 얼마나 힘드냐며 같이 한숨 쉬고 위로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당신은 나아질 수 있고 내가 낫게 할 수 있으니 이끄는 방향대로 한번 따라와보라고 말한다. 나한테는 이런 실질적인 힘이 그 어떤 위로보다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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