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 2012]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분권적 의사결정이 지배적인 시장 경제에 기반한 모든 사회는 예외없이 정보적 제약 아래에 놓이게 된다. 남이 나에게 자신의 활동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 나의 보수 혹은 시장 성과는 증대하고 남의 그것은 감소하게 된다. 상대방 역시 동일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므로 시장 경제에서는 상호 정보 공급 거부가 안정적인 균형 상태가 된다 (이를 경제학자들은 내쉬 균형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이러한 시장 정보의 무정부적 상태 아래에서 기업들은 각자 개별적으로 시장 수요의 흐름이나 소비자 선호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생산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소비자의 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에 포커스를 맞추어 재화 서비스를 공급하는 시장 기반 조정 사회는 다른 조정 기제를 채택한 사회 보다 자원의 배분적 효율성을 높이는데 더욱 성공적일 것이다. 보다 지불의사를 갖춘 소비자들에게 재화를 공급하는 것이야 말로 사회 잉여를 극대화하는데 기여한다는 점은 초보적인 경제학 원론 교과서에서도 흔히 찾아 있는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시장 사회는 일반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는 소비자 집단에게도 유리한 교섭상의 지위를 선사할 것인데 소비자 주권이란 바로 이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만일 기업이나 생산자들이 제품 수요에 실패한다면 제품 생산에 쏟아 부은 노동의 사회적 유용성은 인정 받지 못하게 된다. 책은 기업들이 그러한 불행한 사태를 막고 소비자들의 선호 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포착하게 목적으로 소비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55-63 기간 사이의 출생자들인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2011-2012 시기에 시작될 것이며 따라서 시기부터 관련 시장들의 수요의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고 기업들은 이를 활용할 있다. 나아가 책은 변화 무쌍하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기업의 사업 전략이 성공하기 위한 조언도 제공한다. 화려한 메시지 보다는 나의 진심을 보여주는 것과 상대방 입장을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 자신의 필요와 문제에 대한 진정 어린 공감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본질이야말로 DRAGON BALL이다 (여기서 DRAGON BALL이란 진정성, 로가닉, 주목 경제, 인격, 세대공감, 마이너리티, 탈문명, 자족, 차선, 위기 관리를 지칭하기 위해 저자 집단이 제안한 문구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글을 읽을 마다 불편한 심기가 들곤 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가지 예를 들어보자. 수요자는 시장을 통해 사회 서비스의 일부를 구매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은 정신과 의사나 심리 치료사로부터 상담 서비스를 구매할 있고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만족감을 향유할 있다. 그러나 일부 사회 서비스의 경우 생산자 타인의 객관적 행동뿐 아니라 그들 행동에 내재된 동기 역시 중요하다. 종종 개인은 시장 계약을 통해 구입한 재화가 자신이 바라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왜냐하면 개인이 구매한 상담 서비스는 금전적 유인에서 공급된 것이지 순수한 인간적 동기에서 공급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순수한 인간적 동기는 인센티브가 아니라 공감에 기초하며 이러한 공감은 계약이나 시장을 통해서는 정의상 공급되기 어렵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회는 영리기업 아니라 비영리조직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책에서 강조하는 소비자를 감동시킬 공감 본질적 속성상 허위적인 것이 밖에 없다. 이윤 동기에 기반한 설득은 진실이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며 소비자 입장에 공감이란 것도 제품 판매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추구되기 때문이다.

 

책에서 강조하는 올해 트렌드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Blank of my life이다. 기술 과잉의 스트레스 속에서 소비자들은 나름대로의 도피처를 찾게 된다는 의미이다. 상품 세계에서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에게 안정과 휴식이 필요할 터인데 이러한 소비자의 시장으로부터의 이탈 역시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게는 커다란 사업 기회가 된다. 흔히 환경 오염의 문제는 시장적 수단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주장되곤 한다. 만일 자연을 오염시킬 권리를 매매할 시장이 성립된다면 시장은 앞서 이전 시장이 초래한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할 유력한 수단이 있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은 시장 실패를 치유할 목적의 이러한 시장을 오염 배출권 거래 시장이라고 부른다). 시장의 실패를 시장이 치유할 있다고 믿는 것과 시장으로부터의 피로 역시 시장을 통해서 치유될 있다는 믿는 사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역시 기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가지 질문.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소비자의 선호와 구매력에 기반하여 움직이는 사회가 아니라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기반하여 재화가 공급되는 사회라고 상상해보자. 그런 사회에서도 이런 유의 책이 필요하게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