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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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대하여 - 츠지무라 이즈키

 

생각보다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였다. 모르는 작가를 대하는 반가움이 있었다. 글은 읽어나가다 보니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기억이 다른 등장인물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전개되는 부분이 공통적이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이 뛰어났다.

4편의 단편 각각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1. 동기 나베의 신부

처음에는 나베를 조금 만만한 사람으로 보였다. 차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나베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들은 친하게 지내긴 하지만 친구라는 이름 외에는 남자사람친구 이상의 관계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모순을 가지고 있었다. 다들 친절한 나베를 무시하고 가볍에 여기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그 가치와 관계를 인정받고 싶어한다. 이런 친구들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도모코는 그 모순과 이기심을 깨달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베는 다른 친구들의 관계를 무시하고도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 돋보이지 않는 아이

생각 없이 무심코 한 말이 상대방에게 비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는 이야기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항상 말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서로 기억에 오류가 있고 성격이 서로 다른 담임과 학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사이에서 상처를 입고 힘들어하는 아이. 교사라면 마땅히 조심해야 할 언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상대방은 생각하지 않고 말을 직선적으로 하는 사람을 만나면 무척 피곤하다. 무심코 던진 말의 무게를 모르는 것일까... 받아들이는 사람의 관점에서 조심하는 언행이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계기라고 알고 있다.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어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은 것이다.

 

3. 엄마, 어머니

교사인 두 사람의 경험담과 엄격한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앨범에서 찾아낸 성인식 사진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모는 아이의 지지대인가 친구 같은 사이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된다. 종속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때로는 여러 역할이 필요한 것이 부모이다. 아이가 자라고 나면 과연 어떤 부모가 바람직할 것인가 생각해본다. 현재의 내가 아니라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면서 오늘도 그 적재적소의 균형을 잡아보려고 한다. 쉽지 않은 부모 역할이다. 아이가 원하는 모습으로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복잡한 문제이다.

 

4. 시호와 유카리

잡지사 에디터 시호는 학창시절 왕따였던 유카리가 유명 학원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인터뷰을 하기 위해 만난 유카리와 서로의 기억에 오류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거리감이 시호의 문제인지 유카리의 문제인지는 알 수 없다. 뒤바뀐 우위가 시호에게 문제로 다가올 뿐이다. 사실 유카리가 유명 학원 강사가 된 이유가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서이기에 소외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준다.

우리는 매일 말을 하고 살아간다.

무심코 한 말 속에 가시가 있을 수도 있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오해를 할 수도 있다.

늘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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