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곤 우화 - 교훈 없는 일러스트 현실 동화
이곤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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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는 알고 있다만, 이곤 우화? 이솝우화 내용을 비슷하게 담은 책인가? 교훈없는 현실 동화라니...어떤 내용을 담았을지 이런저런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곤’ 이다. 동물 그림 작가로 활동하며 주로 동물을 그리며 이야기를 담는다. 인터넷에 한 컷 우화 시리즈를 연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번 다듬어진 그의 현실 동화 이야기는, 드디어 <이곤 우화> 라는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손바닥 크기의 귀여운 사이즈의 이 책은 외출시에도 가방속에 쏙 넣어서 이동하면서 읽기에도 딱이다. 크기는 작지만 총 35편의 단편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알찬 책이다.

이런 저런 열마디 말보다 진심어린 단 한마디에 마음을 움직이듯 이 책속에서 작가의 목소리는 짧고 간결하다. 페이지 마다 담겨진 알록달록한 일러스트들만 보아도 충분히 재미있다.

우물안 개구리...자기가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을 빗대어 표현한다. 어릴적부터 알게 모르게 습득된 우물안 개구리의 이미지는 나에게는 부정적이었다. 자신만의 좁은 세계관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을 배우고 알아가라는 취지는 알겠는데...어른이 되어 부딪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아... 이래서 현실 동화구나!"

 

우물 밖으로 나오라고 개구리를 유혹하는건 다름아닌 커다란 뱀이다. 더 넓은 세상을 보려고 우물 밖을 나가는 순간 뱀에게 순식간에 잡혀 먹힐 것이다. 어쩌면 우물 안 세상이 더 안전하고 편안할지 모른다. 우물 안 개구리를 그리 안좋게만 볼게 아니지 싶다. 우리에게 닥친 현실들은 생각보다 더 잔인할지 모른다. 혹여나 아이들이 읽게 되면 동심에 스크래치가 생길까바 살짝 걱정은 되지만, 결국 그들도 이해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책 내용 곳곳에는 동물을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도 많다.

 

 

"아무것도 무서울 것 없는 힘으로도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무섭다. "

 

육지 최강의 포식자 북극곰.. 극한 환경에서는 살아남았지만 빠른 환경에는 적응하지 못했다는 말이 왜 이렇게 안타깝고 미안할까. 날카로운 발톱과 어마어마한 힘을 가졌지만 아무것고 할 수 없는 북극곰의 이야기를 담은 부분에서는 가슴 뭉클한 감정과 더불어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도 갖게 해줘서 좋았던 부분이다.

작가는 교훈없는 일러스트 현실 동화라고 책 표지에 적어놨지만 이야기마다 숨은 교훈을 찾아 보라고 일부러 그랬나 싶기도 하다.

 

남들의 기준에서 하찮게 여겨졌던 부분들이 정작 자신에게는 아주 소중한 것임을 잊지 말고, 자신만의 신념과 가능성이라는 발을 갖고 열심히 뛰다보면 결국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들은 귀여운 일러스트와 가벼운 문장들이지만 묵직한 교훈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림들만 보면 순수한 동화속 이야기를 담은듯 하지만 어른들이 읽으면 좋을 팩폭, 현실 속 이야기를 풍자하듯이 담아논 책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속담을 약간은 냉소적으로 다른 시선에서 해석해줘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한다.

작가가 교훈을 담았든 아니든 내가 읽고 느끼는 그게 정답이다. 글자수는 적었지만 짧고 강렬한 그림 이야기 속에서 오히려 나에게 생각할 수 있도록 여유를 준 것 같아 고맙다.

두꺼운 책은 부담스럽고, 오랫만에 어릴적 보던 그림책 감성도 느끼고, 우화속에 담긴 반전 이야기들을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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