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김연정) 지음 / SISO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노는게 아니다, 쉬는거다
—p.66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 머물며 지내는 사람을 흔히들 백수라고 부른다. 나또한 주부라는 단어로 포장은 되었지만 백수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가끔 신랑에게 말할 때 “ 내가 지금 놀고 있는 중이잖아..” 라고 하면 신랑은 바로 “ 놀고 있는게 아니라 쉬는거지..” 라고 말해주었던 때가 종종 있었다. 나또한 백수라는 단어에 대해 그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이 책은 회사원으로 경주마처럼 살아왔던 삶의 경로에서 벗어나서 조랑말처럼 살고 싶은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몇년 동안의 직장 생활에서의 힘겨웠던 이야기, 퇴사를 하기까지의 고민과 어려움, 재취업의 경험 등 정말 공감이 될 만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지금껏 살아온 시간보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살아내기 위해서 나는 잠깐의 멈춤을 택한 것이다. 
—p.22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오랫동안 다닌 직장을 그만둔다는건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니다. 우선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나도 오랫동안 다녔던 첫 직장을 박차고 나왔을 때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신랑의 퇴사에 대한 응원과 ‘지금이 내가 쉴 수 있는 적기이다’ 라는 생각이 가장 컸기 때문에 퇴사에 성공했다. 



직장에 다니는 누구나 퇴사를 꿈꾼다. 이리저리 치이는 생활을 계속 하다보면 처음에 입사할 때의 초심은 안드로메다로 날려보낸지도 모르게 푹 찌들어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퇴사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책은 아니다. 그렇게 힘들게 결정한 퇴사를 하고 백수로 살다보면 가끔씩 오는 현타의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에 읽어보면 딱 좋을 것 같다.



인생의 긴 경로에서 잠깐의 이탈을 한다는 것, 잠깐 돌아가거나 쉬어가는 것 뿐인데, 사람들이 바라보는 백수에 대한 시선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사실 그들은 자신의 인생 노선에서 이런 경로 이탈의 시기를 갖지 못해봤기 때문에 잘 모를지도. 백수의 매력을...



가끔 앞날에 대한 생각으로 두렵거나 조급함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또한 즐기기로 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지난날들에 대한 보상으로 지금의 여유있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잠깐 쉬어가도 괜찮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생기고 그러면서 나 자신을 더 잘 알아갈 수 있다. 또한 체력적으로도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잠도 푹 잘 수 있고, 회사에 다니면서 못했던,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해 볼수도 있다. 백수의 시기는 마냥 노는 시기가 아니라 인생의 다음 단계를 위한 충전의 시기다. 완충이 되면 나는 더 높이 뛸 것이다.



퇴사를 꿈꾸는 모든 직장인들이나 이미 백수로 지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읽으면 많이 공감할 수 있고, 따뜻한 위로받을 수 있는 솔직 담백한 이야기의 책이다. 앞으로 나아갈 인생에 대한 용기도 얻을 수 있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즐겁게 살아가고 싶은 분들, 행복한 퇴사 라이프를 꿈꾸는 분들은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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