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하완 지음 / 세미콜론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떻게 될지 몰라서 ‘무서워.’가 아닌,

어떻게 될지 몰라서 ‘궁금해.’로 살면

인생은 한결 재미있는 것이 된다.

-대책은 없습니다만 중에서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로 유명한 하완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책 안읽기로 유명했던 나도 알 정도면 굉장히 히트친 책인데 여태 못읽었다는게 부끄럽긴 하지만 이번 기회로 전작도 읽어볼 참이다.

무엇이든 유명해지면 꼭 비난를 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 그는 프롤로그에서 전작에 대한 비난에 대해 ‘찌질한 루저의 자기 합리화’ 정도로 정리한다. 딱히 틀린말은 아니지만 루저가 자기 합리화까지 못하면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어디서 얻을까.

나또한 인간이 가장 쉽게 편안해 질 수 있는 최고의 방어기제가 자기 합리화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작가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 많은 에피소드들을 담았다. 너무 소소해서 우리내들이 공감할 내용들이 많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도 한결 편해진다.

정면만으로 그 사람의 얼굴을 완전히 안다고

할 수 있을까. -p.18

책의 제목에서 왜 측면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느냐면, 작가의 학창 시절 미술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옆사람의 얼굴을 그려보라는 주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정면의 얼굴만을 그려냈는데, 딱 한명의 친구가 옆사람의 측면 얼굴을 그리고 있었다는 것. 그만큼 우리는 사람의 다양성을 보지 못하고 한쪽면만 보고 판단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남들과 비슷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획일화된 사고 방식과 편견들에서 벗어나 삶을 다양하게 바라보자고 한다.

행복은 지속하는 감정이 아니다. 순간적인 감정이다. 그래서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 라는 말도 있다. 자주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p.47

커다란 성취만으로 이 세상 모든 행복을 다 가진거 같지만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행복감이 영원하지는 않다.

작가의 지인이 산 외제차의 에피소드를 들으니 더 공감이 된다. 석달짜리 행복...

나도 그렇게 갖고 싶었던 명품 가방을 샀을 때 그 행복감과 기쁨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이제 거의 반년이 지난 지금... 가방은 그냥 장안의 한켠에 잘 전시되어 있고, 나는 그 가방을 소유하고 있을뿐. 딱 그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너무나 와닿는다. 물론 자신의 큰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성취해서 얻는 행복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매일의 우리의 삶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와이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행복해 한다는 작가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 ㅎㅎ

노잼시기...재미가 없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시기, 무풍지대, 큰 재미도 큰 고통도 없는 무의 세계.

사실 요즘 나에게 다가온 노잼 시기로 인해 무료함을 느끼고 있던차에 이 글을 만나니 너무 신선했다. 바쁠때는 너무 힘들어서 느낄 수 없고, 즐거울때는 너무 재밌어서 느낄 수 없는 노잼시기. 사실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굴곡많거나 고통스러운 삶보다 꽤 괜찮은 시기에 속한다는 작가의 말에 괜히 힘이 난다. 이렇게 생각 전환의 힘이 은근히 강하다.

생각하기 나름이란 말처럼 진짜 생각하기 나름이다. 같은 일에도 한없이 우울할 수도 있고, 아무렇지 않게 땅콩 까먹으며 담담하게 지켜볼 수도 있다. 작가는 분명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편해진다. 야매작가이면 어떤가, 한사람이라도 그의 글을 읽고 행복해진다면 그는 분명 성공한거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 나는 안다. 한 번에 모든 걱정돠 불안이 해결되는 만능키 같은 정답은 없다는 걸.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는 항상 잘못된 곳에 와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저 끊임없이 궤더를 수정하며 나아가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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