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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 0629 에디션 -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판
생 텍쥐페리 지음, 전성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
<<어린 왕자: 0629 에디션>>
어른들은 누구나 다 처음엔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정말 유명한 고전 동화이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을 법한 책, 어린왕자.
고등학교 때 읽은 뒤로 성인이 되서는 다시 읽어본 적이 없어서 사실 줄거리 조차 희미하게 잊혀졌다. 유명한 몇 가지 구절만 남았을 뿐이다.
성인이 되서 다시 읽는 고전 동화는 나름의 큰 의미과 재미가 있다. 어린 시절 읽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동과 책에서 전달하고자 했으나 당시엔 놓쳤던 의미를 다시금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이 책을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으려고 노력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 고장으로 불시착 하게 된 화자가 우연히 어린왕자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어린왕자는 아주 조그만 소행성에서 홀로 외롭게 살다가 다른 별들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여러 별들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순수함을 잃은 어른들을 비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마지막 별에서 만난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해줬던 말이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 서로에게 길들여진다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되고 의미가 된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숫자에만 집착하는 어른들이 많은 세상에서는 진정한 친구 한명을 만들기가 힘들다. 그런 세상에서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았고, 홀로 외로웠던 작가 본인의 마음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보라'는 메세지는 미처 자신을 돌보지 못한채 보이는대로 앞만 보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바쁘게 사느라 미처 가장 중요한 것은 놓친 채 껍데기만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꼭 던져주고자 했던 가르침을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황량한 사막위로 별 하나가 그려진 위의 그림은 화자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슬픈 풍경" 이라고 말한다. 모래 언덕들 너머로 홀연히 사라진 어린왕자에 대한 끝없는 동경은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았던 생텍쥐베리의 마음을 대신 표현해 주는듯 하다. 과연 어린왕자는 죽은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별에서 '사랑'하는 어떤 존재와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이번 어린왕자 에디션을 통해 우리 각자의 마음속 어딘가에 있었던 각자의 어린 왕자를 다시금 만나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때 아무것도 이해할 줄 몰랐어. 그 꽃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만 했어. 그 꽃은 나에게 향기를 선사했고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었어. 절대 도망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가련하게 술수를 쓰지만 그 뒤에는 애정이 숨어 있다는걸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그랬어. 꽃들은 그처럼 모순된 존재거든! 하지만 난 너무 어려서 그를 사랑할 줄 몰랐던 거야."
-p.40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게 되겠지!"
-p.90
"어느 별에 사는 꽃 한송이를 사랑한다면 밤에 하늘을 바라보는 게 감미로울 거야. 모든 별들이 꽃처럼 피어날 테니까."
-p.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