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티테이블 위 세계정복 - 스물아홉 개의 디저트로 기억하는 스물아홉 번의 여행
길정현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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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년에 보통 두세번쯤은 다니던 해외여행을 코로나 때문에 못간지도 이제 곧 반년이 다되어간다.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요즘, 조금이나마 해소? 위안이 되줄 수 있는 여행 에세이 책을 만났다!

책 제목이 고양이와 함께 티테이블 위 세계정복 이라고 해서 고양이와 함께한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다. 작가가 여행했던 29개 장소의 추억과 그곳에서의 다양한 음식, 특히 커피나 디저트에 대한 경험을 되살려 ‘라미감자카페’ 라는 홈카페를 꾸리고, 고양이(이름:감자)와 함께 하는 티테이블 세계여행을 떠나보는 식의 재미난 발상의 책이다.

 

여행을 다닐 때 개인마다 중점으로 두는 여행 테마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여행을 돌이켜 보면 여행지마다의 랜드마크 위주로 동선을 짜면서 동선안에서의 유명한 카페나 예쁜 디저트 가게를 찾아다니는 테마로 여행을 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나중엔 예술이나 건축물, 역사등에 대해 자세히 살피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ㅎㅎ)

이런 나의 취향을 여실히 반영해준 여행서라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좋아서 나중에 여기저기 추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는 크게 나누면 유럽, 아시아, 미국의 도시들을 배경으로 디저트를 소개했는데 이중에는 내가 가본 곳도 있도 꽤나 있었다.

많이 소개된 것 중 하나는 현대인의 삶과 떼려야 뗄수 없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

 

소개하는 나라마다의 유명한 커피에 대해 유래나 어원부터 쉽게 알려주고 기구를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 방법까지 소개해준다.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가 유명한걸 알았으면서 난 왜 라떼만 마시고 왔는지, 그 유명한 모카포트는 공항에서 만지작 하다가 왜 안사왔는지...ㅋㅋ 책을 읽으면서 이미 다녀온 곳인데 몰랐던 사실들을 접할때면 이 책을 조금 더 빨리 만났으면 제대로 경험하고 왔을텐데 하는 지난 여행에 대한 아쉬움도 생겼다.

 

 

베트남의 유명한 다람쥐 커피는 다람쥐똥 커피가 아니라는, 나에게는 놀라운 사실과 (조그만 다람쥐가 오물오물하며 헤이즐넛을 깨물어 먹는 모습을 모티브로 하여 브랜딩에 사용했을 뿐이란다) 호주에는 아메리카노가 없다는 사실이 기억에 남는다. 호주에는 롱블랙이라는 커피가 유명한데 이는 물에 샷을 탄 것이고, 우리가 흔히 아는 아메리카노는 샷에 물을 탄 것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만드는 순서만 다를뿐 큰 차이는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사소함에서도 맛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는 것에 너무 신기했다.

 

세상에는 너무 맛있는 디저트들이 많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도 많았고, 내가 돌아본 여행지에서 만났던 디저트들이 소개될 땐 반갑기도 하고 추억이 몽글몽글 되살아 나기도 했다.

비오는 날 마카오에서 에그타르트 맛집을 찾아 택시까지 타고 가서 “두개만 주세요” 하고 신랑과 하나씩 손에 들고 가게 문앞에서 비를 피하며 먹었던 추억, 프랑스 파리 여행때 역시 파리는 빵 맛집 이라며 아침 조식마다 꼭 먹었던 크로와상, 대만 여행때 바리바리 싸들고온 펑리수까지...

먹어봤던 음식들이지만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이 너무 많았다.

홍콩식 에그타르트와 마카오식 에그타르트의 미세한 차이점이라든지, 에그타르트 위에 거뭇거뭇한 부분은 굽는 과정에서의 그을림?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점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대만의 유명한 대표 기념품 펑리수도 여름에 나온 파인애플을 넣어 만든 것과 겨울의 파인애플을 사용한 것이 미세한 맛의 차이가 있고, 대게 파인애플이 아닌 동과가 들어있는 제품들도 많다는 사실에 나는 과연 제대로 된 펑리수를 사온것일까? 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생각도 해본다.ㅎ

책에서 소개하는 각 디저트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렇게 간단 레시피들을 담아놓기도 했다. (박수 백만번!!)

책을 읽다보면 점점 배가 고파지면서 먹고 싶다라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ㅎㅎ 이때 직접 해먹어 볼 수 있도록 레시피를 알려주는 작가님의 센스.. 진짜 칭찬한다! 정말 간단 레시피가 맞는게 요리 초보자인 내가 읽어도 당장 도전해 볼 만 한데? 하는 생각이 드니 이건 꿀정보다!❤️

책과 함께하는

달달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강추하는 책!

요즘 여행 관련 책 종류가 아주 많다. 특히 이 책은 커피, 차, 디저트 같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작가의 지난 여행 추억을 되살려 고양이와 함께하는 홈카페를 차린 사진들이 각 장마다 실려있는데 현지에서 먹는것과 견주어 볼 때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귀여운 고양이의 다양한 표정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디저트들에 관한 새롭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는 시간이어서 너무 좋았고, 책마다 여행지 사진들도 많이 담겨있어 마치 여행을 한듯한 대리 만족감도 들었다.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있어보이게 쓴 글이 아닌 솔직 담백하고 수수한 말투로 써내려간 작가님 덕에 편안하고 즐겁게 책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사실들일지 모르지만 디저트마다 숨어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고 먹었을 때와 모르고 먹었을 때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평소에 커피나 디저트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이나 요즘 유행인 홈카페에 관심이 있는 분들, 코로나 시기에 여행 못가서 울쩍하신 분들! 방구석에서 이 책 한권이면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거라고 자신있게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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