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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반짝반짝
이공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평점 :
나는 책의 내용을 보고 주로 구매하지만 책이 예뻐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알록달록 반짝이는 표지가 눈에 확 띄는 이 책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딱이며, 내 눈길도 단번에 사로 잡았다.
이런 책은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내용을 보자하니 아기자기한 문구에 관한 추억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했다. 이 것또한 취향저격!
이 책의 작가 이름은 이공.
사실 본명은 이영선이라고 하는데 카드 결제시 사인을 20으로 하다보니 작가로서 이름을 고민하다 결정된 이름이라고 한다. 단순하지만 재미있다.
그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여러 기업과 컬러보를 하고, 본인이 만든 캐릭터들로 굿즈를 만들어 '스탠다드러브댄스' 라는 문구점을 서울에서 운영하고 있다. 책을 읽고나니 작가가 운영하는 문구점도 조만간 방문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부는 이렇게 핑크색 종이에 글자가 인쇄되어 있다!
핑크색 종이 책이라니! 알록달록한 컬러로 된 일러스트로 가득한 책은 봤어도 종이 자체가 핑크색으로 된 책은 처음본다. 완전 소녀감성 제대로다^^
목차는 총 3개로
첫번째 상자 <문구는 내 보물>
두번째 상자 <우리는 어쩌면 취향이에요>
세번째 상자<소녀는 오늘도 꿈꾼다>
이렇게 구성된 책이다.
추억이 몽글몽글...
문구는 내 보물
첫 번째 상자에서는 작가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온다. 어린시절 새학기만 되면 과목마다 쓸 새 노트를 고르고, 필통이나 새로운 펜을 고르는 기쁨은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법한 추억이다. 작가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캐틱터들에 관심이 엄청 많았던 아이였다.
"이런 문방구 풍경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내 볼은 빨개지고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았다."
-p.12 본문중에서
작가의 어릴적은 책에서 언급한 18살 정도로 보면 중,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데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문구류에 대한 관심과 욕심이 많았다. 학교나 학원을 마치고 괜히 문구점에 들러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는 꼭 물건을 사지 않아도 엄청난 만족감을 주었다. 알록달록 예쁜 캐릭터들과 가지각색의 펜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삼단 필통, 여심저격하러 작정하고 만들어진 예쁜 스티커들...어떤 누구들은 예쁜 쓰레기라고 칭할 수도 있는 것들이 나에게는 굉장한 기쁨이었던 것 같다.
헌데 어른이 된 지금은 좀 달라졌을까?
작가가 내세운 '리멤버 유어 걸후드' 에 맞게 난 여전히 나의 걸후드 시절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여전히 즐기고 있다.
아직도 아트XX 같은 문구점에 들어가면 구경하는 재미에 쏙 빠지곤 한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옛날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문구들에만 집중한 책일줄 알았는데 작가의 어릴적부터 현재까지의 성장 과정과 문구류에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들을 담아놓은 자서전의 성향이 깊은 책이었다.
작고 반짝이는 예쁜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좋아했던 어린 소녀 시절의 작가가 좋아했던 것들이나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을 읽으면서 나도 옛날 나의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왼손잡이여서 불편했던 학창시절 이었지만 오히려 성인이 되서는 오른손 잡이 남친과 손을 잡으며 밥을 먹을 수 있다며 좋아하는 내용, 자신이 원하는 책상을 수없이 돌아다니며 찾아 헤맸지만 결국 본인이 직접 제작해서 책상을 갖게된 과정,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 상자에 넣어 보물 상자를 만들고 자신만의 장소에 숨겨 보관하는 모습들을 상상해 보면서 동심의 세계로 여행하는 듯 했다.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이런 귀여운 일러스트 들은 스티커로 제작되면 갖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고,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두번째 취향 상자 열어보기 에서는 작가 본인의 성격이나 취향에 대한 것들이 주된 내용들이다.
자신의 머리가 왜 양갈래 땋은 머리 스타일을 주고 하고 다녔는지, 분홍색에 매력을 느끼게 된 과정, 자신을 닮은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 그림을 그리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들을 엿볼 수 있다.
꼼꼼하지만 예민하지는 않은듯한, 내성적이지만 사교적이고, 엉뚱한 면이 있지만 확실하고 뚜렷한 주관이 있는 작가(내가 느끼기에) 에게서 그녀만의 매력도 느낄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