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 숲에서의 일 년 인생그림책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지오반니 만나 그림, 정회성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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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교양 도서로 선정되어 온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수상집 ≪월든≫

이 책이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만나 어린이와 어른들이 읽어도 되는 인생 그림책으로 탄생하였다. 지은이 데이비드 소로가 2년 2개월 동안 숲에서 보낸 생활을 1년의 계절의 흐름을 배경으로 주옥같은 부분들만 발췌해 그림과 같이 담아놓은 책이다. 총 37P로 이루어진 이 책은 맘만 먹으면 단숨에 읽어버릴 수도 있는 책이지만 나는 한문장 한문장을 몇번이고 되내이며 음미하듯이 읽었다.

 

 

나는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삶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p.9

이 책의 지은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동식물 연구가 겸 수필가였다. 세속적인 부나 명예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연과 교감하는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원했던 그는 그누구보다도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었던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언젠가 자신이 죽음을 맞이하였을 때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삶. 그가 그렇게 소중하게 여겼던 진정한 삶은 무엇이었을까? 그러나 너무 안타깝게도 그는 결핵이라는 질병으로 45세라는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책은 데이비드 소로가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 근처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 집을 지으며 숲속 생활을 시작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각 페이지마다 짧게는 한 문장 정도의 글들이 적혀있으며 배경에는 감성적인 색감의 일러스트로 가득 채워져있다. 2003년 이탈리아 안데르센 상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지오반니 만나의 그림들이다.

숲속에서의 자연 친화적인 삶을 다룬 책이라 주로 산과 호수, 나무들의 그림들이 많았는데 초록초록, 하늘색, 호수의 파란색 등의 자연의 색을 감상하다보니 저절로 안구정화가 되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집에는 의자가 세 개 있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우정을 위한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것이었다.

무엇이 그를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스스로를 자연에 고립하는 삶을 살도록 만들었을까?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그 이기에 약간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분명 그만의 어떠한 계기가 있었겠지?

숲속에서 혼자 생활을 했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는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홀로 생활하기에 의자 하나면 충분했지만 그는 의자 세개를 준비해두었다. 그리고 그의 응접실은 바로 집 뒤에 있는 소나무 숲이다. 보드라운 이끼 카펫이 깔려있는, 그가 가장 좋은 방이라고 소개했던.

그림을 보면서 나도 상상을 해본다. 책만 보고 있어도 숲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고요하지만 새소리가 나면서 햇빛이 아주 살짝만 드리우는 소나무 숲. 그림 속의 그의 얼굴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편안해보이는 모습이다. 일러스트의 부드러운 선과 색감이 내 마음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날마다 맞이하는 아침은 내게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꾸려가라고 권했다...

그는 숲속 생활을 하면서 콩밭을 일구워 자급자족의 생활을 실천했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에서 목욕을 하는 등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하였다. 홀로 생활에 외로움이 있을법 한데 호수에서 큰 소리로 웃어 대는 물새나 월든 호수 자체가 외롭지 않듯 본인도 외롭지 않다고 표현했다. 현대 사회 에서의 불필요한 물질들로 인해 생기는 욕심들과 인간관계 에서 오는 외로움을 비판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인간은 죽으면 결국 자연으로 돌아간다. 빡빡하고 정신없는 도시 생활에 물들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속에서의 힐링 타임은 요즘들어 더욱더 중요시 되고 있다. 시끄러운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에서 전원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나, 사람이 드문 자연속에서 캠핑을 하며 그들만의 힐링 포인트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은 분명하다. 나또한 영화를 보거나, 시끌벅적한 곳을 돌아다니기 보다는 푸릇푸릇한 자연과 함께 멍때리는 시간이 점점 좋아지더라. TV 프로그램 중 자연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네, 정말 꾸미지 않고 진짜 저렇게 사는 사람들일까? 하는 의문이 들때도 있었다. 불편하고 힘들어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활을 할 수 있음에 부러웠고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 솔직히 소로와 같이 모든걸 중단하고 숲으로 돌아가 자연과 함께 살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소로와 같은 그런 삶을 끊임없이 동경할 것이다. 사소한 불필요한 욕심들을 버리고 최소한의 것들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줬던 데이비드 소로. 그가 우리에게 주고자 했던 메세지는 충분히 독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작은것에 일희일비 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남들과 비교하며 괴로워하고, 어짜피 이 생에서 내것은 없는데... 모두 쓰다가 두고 갈 것인데 물질에 집착했던 지난날을 반성해본다. 욕심을 버리고 내 주변의 것들에 만족하며 그것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이야 말로 진정한 마음 부자의 삶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나도 숲속 생활을 한 듯한 힐링의 시간을 갖을 수 있어 좋았다. 사실 원작에서 중요한 부분만 발췌하여 엄청나게 요약한 책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기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보기만 해도 눈과 마음이 평온해지는 일러스트와 함께하여 충분히 만족하는 시간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에 원작도 구매해논터라 이제 원서를 읽어봐야겠다.

이 책은 도시의 빡빡한 삶에 지친 현대인들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인생 그림책이다.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른과 아이가 같이 읽기에 충분히 훌륭한 책임은 분명하다.

 

 

 

비록 돈은 없었지만, 햇빛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나는 부자였다.

-p.37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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