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그리워졌다 - 인생이 허기질 때 나를 지켜주는 음식
김용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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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또는 누군가를 추억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문득 그날의 복받쳤던 감정이 피어나기도 하고,

지나가는 낯선이의 향수 냄새에서 그녀가 또는 그가 생각나기도 하고,

인사동 거리를 걷다가 어떤 찻집을 지나다보면

옛 연인과 앉아 차를 마시며 창문밖을 바라보던 그날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잊혀졌던 기억들인거 같은데

소리, 향, 시각적인 그 무언가들로 인해 우리의 추억들이 소환된다.

'밥이 그리워졌다'

이 책은 맛. 바로 '음식'으로 작가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책이며

덩달아 우리의 추억도 꺼내볼 수 있는 책이다.

 

이책은 작가의 감성적인 통찰력이 돋보인다.

우리가 평상시에 무심코 먹는 여러가지 음식들을 그냥 입으로 먹는 것만이 아닌

마음으로 먹으며 각각의 음식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담들에서 나온 추억도 있고

소설, 시, 노래가사, 만화 등 여러가지 일화등을 인용하여

음식에 의미를 불어넣어 준다.

작가가 이화여대 국문학과에서 현대시를 공부해서 그런건지

그 음식과 연관되는 유명한 작품들을 다시 한번 만나는 신선한 경험도 가능하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많이 사용한것도 아닌데

글을 읽는 내내

따듯한 시를 읽는듯한,

잔잔한 배경음악이 깔리는 영화 인트로에서 주인공의 나레이션을 듣는듯한

그런 잔잔한 울림이 전달된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세세하고 아름답게 묘사하며 표현하여

내가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영화 '리틀포레스트' 에서 여주인공이 음식을 만들며

나레이션을 하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단순히 입으로 먹는 음식이 아닌,

음식은 누군가의 사랑이고 기다림이고 희생이다.

같은 음식이라도 누군가에겐 행복한 경험을 추억하게 하는 음식일수도 있고

슬픈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다 우리들의 삶에 녹아있는 추억이고 인생 이야기들이다.

먹는것이 주는 소중한 가치를 새삼 느낄 수 있었고

나의 음식 인생에 대해 추억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며

특히나 친정엄마께 더욱더 감사한 마음이 생기게 하는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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