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춤 - 논쟁은 줄이고 소통은 더하는 대화의 원칙
제퍼슨 피셔 지음, 정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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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많은 갈등의 시대인 요즘, '논쟁을 줄이고 소통은 더하는 대화의 원칙'이라는 부제는 이 책을 더욱 끌리게 한다.

제퍼슨 피셔의 "잠시 멈춤"은 소통의 중요성과 그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하고 있던, 소통이라고 생각하던 대화들이 단순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이야기를 듣기보다 내 주장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데 익숙했다. 정보를 제대로 전달했을지도 의문이 들고, 무엇보다 상대를 이해하고 연결되는 대화에는 정말 서툴렀구나 싶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나도 모르게 습득됐을 대화의 방식들, 나의 갈등 해결 방식, 말투 등을 정말 고쳐 나갈 수 있을까? 책을 막 읽기 시작했을 때는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나의 관점을 지키면서도, 상대의 관점 역시 존중한다는 뜻을 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내 입장을 분명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진정성과 공감을 담아 내 생각을 전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논쟁은 줄이고 소통의 깊이는 더하는 잠시 멈춤을 익히면 된다.

잠시 멈춤 p18

변호사로서 수많은 대립 현장을 경험한 저자는 소통을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이어주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가 바로 '잠시 멈춤'이라고 말한다.

감정이 버럭하는 순간, 말이 튀어나오기 직전, 관계가 틀어지기 쉬운 순간에 그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실제 사례들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설득력 있다. 그 상황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표현과 접근법 또한 함께 제시해 준다.

많은 자기계발서처럼 좋은 말 잔뜩 알려주고도, 생각보다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이 아닌 작은 말 한마디로도 내 마음, 나의 경계를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해 주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건 해볼 수 있겠다'라는 부분도 많았으며 핵심 정리를 통해 한 번 더 짚어주는 구성도 맘에 새기는 데 도움이 되었다.

작가는 나오는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익히고 즉시 적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마음에 와닿는 것 하나를 골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넘기다 맘에 드는 부분이 있다면, 내 상황과 맞는 부분이 있다면, 편하게 읽고 한 가지씩 실천하기를 바란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고 했던가.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것은 힘들게 참아내는 인내가 아니라, 관계와 나를 함께 지키는 잠시 멈춤의 참음이다. 그 짧은 멈춤 혹은 긴 멈춤이 결국 더 나은 대화, 더 나은 관계, 더 나은 나를 만나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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