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로서 수많은 대립 현장을 경험한 저자는 소통을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이어주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가 바로 '잠시 멈춤'이라고 말한다.
감정이 버럭하는 순간, 말이 튀어나오기 직전, 관계가 틀어지기 쉬운 순간에 그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실제 사례들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설득력 있다. 그 상황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표현과 접근법 또한 함께 제시해 준다.
많은 자기계발서처럼 좋은 말 잔뜩 알려주고도, 생각보다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이 아닌 작은 말 한마디로도 내 마음, 나의 경계를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해 주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건 해볼 수 있겠다'라는 부분도 많았으며 핵심 정리를 통해 한 번 더 짚어주는 구성도 맘에 새기는 데 도움이 되었다.
작가는 나오는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익히고 즉시 적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마음에 와닿는 것 하나를 골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넘기다 맘에 드는 부분이 있다면, 내 상황과 맞는 부분이 있다면, 편하게 읽고 한 가지씩 실천하기를 바란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고 했던가.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것은 힘들게 참아내는 인내가 아니라, 관계와 나를 함께 지키는 잠시 멈춤의 참음이다. 그 짧은 멈춤 혹은 긴 멈춤이 결국 더 나은 대화, 더 나은 관계, 더 나은 나를 만나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