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
나태주 지음, 박현정(포노멀)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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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나태주 시인!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시집을 즐겨 읽지 않아도 '풀꽃' 한 편쯤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짧은 시속에 마음을 머물게 하는, 평범한 것들을 빛나게 바라보게 하는 시인의 시선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든다. 나태주 시인의 신작 시집인 "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를 읽으며, 시인의 오랜 삶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번 시집은 2022년 늦봄부터 2025년 초가을까지 약 3년 동안 쓰신 시들을 묶은 것이라고 한다.

올해 여든 살이 되신 나태주 시인의 삶과 시간, 주변 사람들을 차분히 돌아보는 내용들이 많다. 시인은 여전히 주변의 소소한 풍경과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일상의 평범한 순간에서 반짝임을 발견하는 그의 시선은 마치 작고 조용한 마법을 부리는 사람 같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 마법 같은 시선이 한층 더 깊게 느껴진달까.

무엇보다 제목인 "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우리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단순하게 계절의 바뀜을 말하지 않는다. 추운 시간을 지나 따뜻함을 찾으려는, 어쩌면 본능적인 희망이 담겨 있다. 나태주 시인에게 봄은 어떤 의미, 어떤 상징일까?

시인의 따님인 나민애 교수님이 온라인에서 종종 말씀하시는 아버지와의 일화와 오버랩되어, 작가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소박하지만 가볍지 않고, 따스한 마음 씀씀이가 시 곳곳에 녹아 있다. 가족의 이야기 같고, 이웃집 할아버지의 인사 같다. 어쩌면 시인의 봄은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집은 별생각 없이 흘려보내던 일상의 작은 것들이 주는 기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놓쳐버린 소소한 행복들이 시인의 글 속에서 빼꼼하게 고개를 내미는 느낌이다.

짧은 시 한 구절이지만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느끼고, 오래 머물러야 더욱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지나 봄이 오는 것처럼 인생의 추운 시간에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아직은 너의 인생에 많은 봄이 남아 있다고, 네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고.

많이 따뜻한 책.

추운 겨울날 조심히 호호 불어가며 먹는 호빵처럼 천천히 음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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