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케어 바이블 - 원인 없는 트러블은 없다
안잘리 마토 지음, 신예용 옮김 / 윌북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피부로 고민하는 사람을 위한 피부과 의사의 복음
피부 관리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

 

 

스킨케어바이블. Dr. 안잘리 마토. 원앤원북스. 

 설 전날. 안 그래도 가기 싫은 시집 억지로 갔더니, 시이모님을 뵈러 가야 한다는 퀘스트가 하나 더 떨어졌다. 시집에 가서 특별히 하는 건 없다. 차례지내는 집도 아니고, 기껏해야 반찬 나르는 것 좀 돕다가 설거지 살짝 거드는 정도. 누가 보면. 이 사람이 복에 겨워도 보통 겨운 게 아니네. 이럴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무리 잘해준다고 한들. 그렇다고 해서 을이 아닌 건 아니지 않나. 직장 상사가 아무리 잘해준다고 한들. 맞먹을 수는 없잖아. 그 엄연한 격차 자체가 기분이 나쁘다.

 하여튼. 처음 시집에 갈 때는 몇 번 화장을 했었다. 하지만 혼인 이후 만사 귀찮아져서 화장이고 뭐고 다 때려치웠다. 사실 눈썹 그리고 입술 바르는 정도라 끽해야 5분도 채 안 걸리지만, 그 5분조차 귀찮다. 이래 보여도 귀차니즘 말기다. 가끔은 숨 쉬는 것조차 귀찮다. 평소에는 별 말씀 안 하시지만, 시이모님 뵈러 가는 자리에서까지 맨얼굴인 건 걸리셨는 듯, 나를 끌고 화장대로 가셨다. 그리고 화장품 빌려줄 테니, 화장하라고.
 꾸미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본인이 자신의 돈과 시간을 들여 예쁘게 꾸민다는 게 대체 뭐가 문제인 건가. 본인이 예쁘다고 예쁘지 않은 사람들을 무하거나, 꾸미지 않는 사람에게 게으르다는 딱지를 붙이지 않는 이상, 그 역시 존중해주어야 할 개인 취향이다. 다만. 난 싫다고. 귀찮다고. 연애할 때 머리 감는 것도 귀찮아서 집으로 불러서 놀았을 정도인데. 대체 내게 뭘 기대하시는 걸까.
 
 왜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하는지 묻는다면. 이 책을 읽다보니 문득 떠올랐다.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든지, 아름다운 외모를 찬양한다든지, 이런 책과는 전혀 거리가 멀지만. 정확히 말하면 피부과 의사가 쓴, 피부 관리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만.
 사실 서양 사람들의 피부와 한국 사람들의 피부는 차이가 있는데. 그럼에도 이런 책이 번역되어 들어올 정도면, 피부에 대한 관심이 대체 얼마나 큰 건지. 아름답고자 하는 열망은 얼마나 대단한 건지. 잠깐 상념 정도는 들 만하지 않나. 절대로 관심 없는 분야라서 할 말이 없어서 잡담으로 때우는 게 아니다. 나는 결백하다. 뻔뻔뻔.

 말 그대로 피부에 대한 거의 모든 것. 갓 피부 관리를 시작한 사람부터, 폐경기에 접어든 사람들까지. 남녀노소 누구를 불문하고 피부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
 작게는 매일매일 어떻게 피부 관리를 해야 하는지. 얼굴에 어떤 걸 발라야 하는지. 왜 자외선 차단 크림을 꼬박꼬박 발라야 하는지. 아침 및 저녁 세안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이런 류의 데일리 케어부터 크게는 여드름 관리. 검버섯 관리. 다크서클 관리 등. 문제 있는 피부 관리법까지, 정말 다양다채로운 피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번에 죽 읽는 책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찾아 읽는 책.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스크팩. 기분이 좋으면 피부에도 이롭단다. 고로 마스크팩 자체는 그다지 효용이 없지만, 본인의 기분을 위해서 15분 정도 투자하는 건 나쁘지 않을 거라고. 애초에 마스크팩의 진정한 용도는 수분 공급이라는 말도 있다.
 고로 싼 거 사세요. 싼 거 사서 마음 편히 팍팍 지르세요. 화장품에서 중요한 건 가격이 아니라 성분입니다. 내 이야기가 아니라 책 이야기.

 피부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둘 만한 책. 집에 적당히 꽂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 읽어도 좋겠다. 주변에 피부에 관심 많은 사람이 있다면 선물해도 되고. 핑크핑크해서 남자에게 선물하기는 부담스럽지만, 같은 여자면 괜찮지 않을까. 아니면 말고.
 하여튼 이 책을 계기로, 당신의 피부가 좀 더 맑고 깨끗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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