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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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왕비로 선택된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결심했다.
강하고 멋진 여자의 사랑과 투쟁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백 번째 여왕. 에밀리 킹. 에이치.

 에서 진행하는 서평 이벤트 문구가 인상 깊었다. 이 책을 읽으면 ‘인싸’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혹해서 서평단 신청했다. 어쩌면 나도 인싸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하늘이 두 쪽 나는 게 빠를 것 같다는 기분이 들지만 사소한 건 넘어가자.

 스포일러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남녀차별이 매우 심한 시대. 수녀원에 들어온 소녀들은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할 수 있지만, 대신 후원자가 지명하는 경우 무조건 그에 응해야 한다. 선택권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자야라는 소중한 친구가 있는 칼린다는 둘이 같이 지명되든지 혹은 영원히 지명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잔혹한 신은 칼린다 혼자만 라자에게 지명받는다. 백 번째 왕비이자 마지막 왕비로서.
 그리고 자신의 왕관을 지키기 위해, 라자의 첩과 토너먼트를 벌일 것을 명령받는다. 죽든지 죽이든지.

 수녀원 이야기를 읽을 때는 네이버 웹툰 덴마를 떠올렸다. 덴마에 나오는 태모신교의 데바들은, 무녀라고 쓰고 창녀라고 읽는다. 후원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예바라고 불리는 행위에 동원된다. 운이 좋아 괜찮은 후원자를 만난다면 아그니스처럼 대우받으며 지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순결한 소녀 혹은 소년이 잔혹한 지배자의 손에 망가지는 모습은 애잔함과 씁쓸함, 정복감과 쾌감을 동시에 선사해주기 때문인지,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다. 볼 때마다 떨떠름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칼린다가 왕궁에 들어간 뒤 보이는 암투극에서는 견환후궁전을 떠올렸다. 표면적으로는 한 남자를 섬기는 여자들. 하지만 실상은 한 남자를 어떻게든 독차지하고, 자신의 지위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여자들의 암투극. 독해지고 싶지 않아도 독해질 수밖에 없고, 해치고 싶지 않아도 서로를 해칠 수밖에 없다.
 간혹 다른 사람을 찾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들키는 순간 둘 다에게 미래는 없는 만큼, 이 사랑은 더욱 불타오르면서도 애잔해진다. 비극으로 끝나버리면 더더욱.
 사실 이쪽도 매우 흔한 클리셰이니만큼, 왕궁을 다루는 로맨스에서 이런 장면이 나타나지 않으면 오히려 더 어색하기는 하다.

 처음에는 의기는 있어도 병약한 소녀였던 칼린다가 자신의 비밀을 알면서 강해지는 이야기. 그리고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해버리는 이야기. 우정과 사랑, 폭력과 배신이 공존하는 이야기.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즐겁게 읽을 수 있을 터.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인싸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읽고 나서 즐거우면 된 거지. 너무 사소한 건 고민하면 안 된다. 머리 빠진다.
 이 책을 읽은 시간이, 당신에게 즐거움으로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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