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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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 절대 범인이 될 수 없는 피고인. 진실을 위해 동기를 파헤치다.
시대를 담은 중국 추리 소설이 궁금한 사람을 위한 책

 

동트기 힘든 긴 밤. 쯔진천. 한스미디어.

추리 소설이라는 말에 덮어놓고 가제본 서평단을 신청했다 당첨되고 아주 살짝 후회한 책. 시대극은 좋아한다. 다만 어두운 현실을 계속 직시하다 보면 감정이 흔들린다. 그래서 이 책도 주말까지 슬쩍 미뤄두었다.
읽으며 서평단 이벤트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독재 정권을 떠올리며 읽다 보니, 몰입감이 대단했다. 책을 읽는 시간 내내, 뒷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두근거리며 읽을 수 있었다.
가끔은, 책장을 넘기는 것조차 두려울 정도로 우울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기는 했지만.

이하 스포일러 있을 수 있습니다.

 갓 개통된 지하철역. 매우 커다란 짐을 든 괴인이 난동을 부린다. 내 짐에는 폭탄이 있다! 많은 사람의 시선이 몰린 가운데, 커다란 짐을 개봉한다. 짐에서 굴러나오는 시체다.
 괴인은 순순히 자신이 죽였다고 자백하고, 경찰 수사는 그에 맞추어 진행된다. 그런데 재판정에서 괴인은 자신의 자백을 뒤엎는다. 나는 그를 죽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를 죽일 수도 없었다. 조사 결과, 괴인은 사망추정시간에 아예 다른 곳에 있었음이 밝혀진다.
 이 괴이한 사건을 맡게 된 형사는, 이 사건의 배후를 캔다. 그리고 알게 된다. 괴인이 이토록 크게 일을 벌인 건, 이렇게까지 해야만 겨우 진실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중국은 지금도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칼 마르크스가 원한 공산주의는 자급자족의 평등한 정치 체제였겠지만, 현재의 공산주의는 일당독재에 지나지 않는다. 칼 마르크스의 이상은 너무 높았다.
 권력을 쥔 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는 걸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 주변에는 어떻게든 콩고물을 얻어내기 위해 과잉 충성하는 자들이 넘쳐난다. 양심 때문에 충성까진 하지 않더라도 함부로 목소리를 낼 수는 없다. 그에 대항하는 이들이 어떤 꼴이 될지는 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기에.
 작가는 권력을 쥔 자의 범죄와, 그 범죄를 드러내기 위해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범죄까지 각오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 정말로 ‘동트기 긴 한밤이다’.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그러니 조금만 참으면 해가 뜬다고. 더 어두워질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조차 더 어두워지기만 하는데 그들은 대체 얼마나 어떻게 더 참아야 하는 걸까. 소설을 읽으며 답답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에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 하지만 이 두 이야기가 결합되며 웅장한 진실을 드러낸다. 어두워서 책장을 한참 잡고 망설이다 결국은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이야기. 당신도 더 이상 고생하는 것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그럼에도 그들이 승리하는 이야기가 읽고 싶다고 생각하며 갈등하게 될 터.
 잘 쓰인 추리소설이자 동시에 현 중국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책.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혹은 현 중국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책을 덮었을 때 아릿한 씁쓸한 기분과 함께, 그래도 책을 읽어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기쁠 듯하다.

* 이 책은 가제본이므로,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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