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속에 숨은 마법 시계
존 벨레어스 지음, 공민희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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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삼촌과 만나게 된 소년. 멸망을 바라는 마법사에 맞서 세계를 구하다.
벽 속에 숨은 마법 시계 영화의 원작 소설을 맛보고 싶은 아이를 위한 책

 

 

벽 속에 숨은 마법 시계. 존 벨레어스. 살림출판사.

10월 31일에 개봉하는 벽 속에 숨은 마법 시계. 100분 남짓한 가족 영화. 원래는 스릴러 전문인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다. 그 영화의 원작이 바로 이 소설, ‘벽 속에 숨은 마법 시계’. 1973년에 출간된 소설을, 2018년 영화화 된 지금 한국에서도 드디어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느낌이다.

이하 스포일러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을, 살림출판사 서포터스에게 제공할지는 몰랐다. 성인과 어린이의 감성은 다른데. 초등학생 자녀라도 있으면 낫겠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니고. 일단 초등학생이나 그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은 해보겠지만 과연 어떨지.

 갑자기 외딴 곳에 떨어진 소년, 마법사와 마녀가 보호자가 되어 돌보아 준다. 이런 독특한 상황에서 새로운 학교를 가게 된 소년은,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한다. 유행하는 야구와 럭비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운이 좋아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친구와 야구를 하게 되지만, 그 친구는 소년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눈치. 이대로면 친구의 팔이 낫는 즉시, 소년은 친구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
 이 친구의 마음을 어떻게 돌리면 고민하던 소년은, 마법의 힘을 빌린다. 마법의 힘을 빌리면 친구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알고.

 멸망을 알리는 시계가 숨어있는 집. 책 곳곳에 나타나는 화려한 마법. 세계 멸망을 원하는 마법사와 그를 막으려는 소년의 모습도 멋지다. 하지만 친구를 갖고 싶어 하는 소년의 마음.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소년의 마음. 그리고 알면서도 소년이 마음을 열어주기까지 기다려주는 어른들의 마음이 더 인상적.
 영화로 보면 마법의 화려한 모습이 관중을 더 사로잡겠지만, 소설로 읽다보면 어떻게든 친구를 잡고 싶어하는 소년의 마음이 더 와닿는다. 효과가 있다고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는 못해 어떻게든 매달리고 보는 소년의 마음이 안쓰러우면서도 어쩐지 그때의 나를 보는 듯해서.
 인간관계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때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어떻게든 친구를 가져야 한다. 어떻게든 나와 어울려 줄 사람을 만나야 한다. 강박관념에 빠져 무엇이라도 했던 기억. 나 말고도 다들 하나씩은 있지 않을까. 그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책.

 아이에게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고 어른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책. 환상적인 마법에 눈이 가다가도 결국은 내면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책을 읽는 혹은 영화를 보는 순간에 지나지 않더라도, 그 순간이 소중하겠지.
 활자도 크고 두꺼운 책도 아니니 금방 읽을 수 있을 터. 영화를 보고 와서, 책을 다시 읽으며 영화에서 봤던 내용을 가족끼리 되새길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영화와 책을 비교하며 무엇이 인상적이었는지 서로 말해보다보면 간만에 훈훈한 가족 대화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초등학생이 있는 집에서 부모와 자녀가 같이 읽는다면 가장 좋을 듯하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책을 읽은 시간이 분명 아깝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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