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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심리코칭
김은미 지음 / 꼼지락 / 2018년 10월
평점 :
25권의 그림책과 함께하는 나를 성찰하며 나를 치유하는 시간
힐링이 필요한 당신. 어떤 방식으로 힐링하면 좋을지 알 수 없을 때 읽으면 좋을 책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 김은미. 꼼지락(자음과모음).
이 책을 소개를 보며 내 독서 이력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림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정말 어리고 귀엽던 시절에는, 전래동화만 테이프로 열심히 들었고, 조금 머리가 굵어진 초등학교 때부터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읽었으니까. 어린이용 소설이라면 꽤 읽었지만, 그림책까지는.
그렇구나. 내 감성 무딤은 그림책을 안 읽었기 때문이구나! 두둥. 아니. 뭐. 왜. 원래 뇌라는 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는 황당한 결론도 내리고 그러는 거다.
사실 자음과 모음 공식 블로그에서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 서평단 신청 받을 때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 어릴 때도 안 읽었는데, 이 나이 먹고 무슨 그림책이야. 딱 이런 기분. 그런데 블로그 글 검색하던 중, 저자 블로그를 본 뒤 마음이 바뀌었다. 그림책으로 하는 자기 성찰. 그리하여 신청을 넣었다. 데헷.
이 책은 실전지향. 각 그림책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한 뒤, 연습문제(?)를 내준다. 연습문제는 앞서 소개한 그림책을 토대로, 나를 성찰하고, 나를 알아가는 내용. 적게는 두 개, 많게는 여섯 개까지도 준비된 것 같다.
고로. 정말 제대로 이 책의 도움을 받고 싶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그림책과 필기구를 옆에 준비해 두어야 한다. 책을 읽기 전 그림책 먼저 읽은 뒤, 책의 안내를 한 번 더 읽고, 그리고 책에 주어진 연습문제(?)를 풀어보아야 한다.
단순히 몇 자 적으면 되는 연습문제도 있지만,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가능하다면 그림 도구도 준비해 두면 좋지 않을까.
웃으며 대답할 수 있는 질문도 있었지만, 심도 깊은 고민을 요구하는 질문이 있었다. 하고 싶은 대답이 전혀 없어 난감했던 질문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현재 어떤 모습이 바뀌면 좋은지, 미래에 어떤 내가 되고 싶은지 질문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바꾸고 싶은 모습이야 많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바꿀 만큼 싫은 건 아니고(정확히는 그 노력이 귀찮고), 미래의 나에는 전혀 흥미가 없다. 지금 사는 것도 벅차 죽겠는데, 무슨 미래씩이나. 그냥 지금 이 순간, 잘 버틸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미래 따위. 지금 잘 살다보면 알아서 나타나겠지. 믿는다. 내 미래.
어째 미래의 내가 이 글을 보면, 네가 매번 그렇게 생각이 없으니 내가 이 고생이잖아. 한 마디 할 것 같다. 어쩌겠니. 정 억울하면 너라도 바뀌려무나. 이런 걸 보고, 생각이 없다고 하던가. 데헷.
단순히 읽고 끝내는 건 예의가 아닌 듯하여, 몇 가지 질문을 골라 대답해 보았다. 그중하나만 소개해 보자면. 짜잔. 악필주의. 데헷.
“어떨 때 책을 읽나요”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있으면 읽고 없으면 만들어 읽는다.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의식하고 할 만큼 대단한 행위는 아니다.
대신 책 읽기가 주는 구체적인 유익은 한 번 고민해서 대답해 보았다. 무성의한 대답인 것 같지만, 나름대로는 노력해서 내린 결론이다. 밥 먹는 게 왜 유익한지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이 없잖아. 내게 독서는 딱 그 정도의 기분이다.
나와 마주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본인에게 달린 문제. 하지만 나름대로는 도움 받은 사람이 있는 모양이고, 저자도 도움이 되려고 열심히 노력했으니, 나와 마주치고 싶은 당신이라면,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가 제시하는 그림책 힐링법에 한 번 도전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오지랖을 한번 떨자면, 혼자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과 같이 했으면 좋겠다. 친한 사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며, 자신과 그리고 상대를 동시에 알아가는 시간이 된다면, 이 책의 의의, 충분히 달성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