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거짓말을 한다 - 구글 트렌트로 밝혀낸 충격적인 인간의 욕망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이영래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구글이 알려주는 나도 모르는 인간의 본심

 

남편 회사 전자도서관에서 먼저 발견한 책인데, 제목이 재미없게 생겨서 일단은 보류해뒀었다. 그러다 회사 자료실에서 다시 발견한 뒤, 고민 끝에 가져왔다. 저번 주에 빌려왔는데, 어째 남편이 좋아했다. 옆에서 데굴거리면서 나름대로는 읽는 척하고 돌아갔다.
 
 제목은 매우 도발적이지만, 내용은 그렇게까지 도발적이지 않다. 오히려. 구글 검색을 통해 인간의 본심을 충분할 정도로 알 수 있는 만큼, 이 분석자료를 활용해서 사회 현상을 분석 및 예측하고 덧붙여서 사람의 행동도 어느 정도는 유도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지극히 평범한 내용.
 빅 데이터 시대를 맞아, 빅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분석할 건지, 빅데이터는 어디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고 어떤 한계를 지니고 있는지, 충격적인 예시와 함께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책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빅 데이터의 활용 및 발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우리가 안다고 생각한 인간은 사실 허상이라는 충격적인 사실.
 이 책에는 특히 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가장 솔직하지 못한 부분이 성이다 보니, 빅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이 저자로서는 마냥 신기했나 보다. 남자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물건의 크기에 여자는 그다지 관심 없다든지. 오히려 크면 아프다고, 어떻게 안 아프게 할 수 없느냐에 관심을 둔다고.
 설문조사를 보면 평균 한 주에 한 번은 성생활을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사람들의 고민은 왜 이렇게 횟수가 적을까요. 더 늘리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이쪽이라든지. 콘돔을 쓴다는 사람이 많은데, 정작 콘돔 판매 수는 형편없다든지. 새벽 5시 40분에 이런 걸 적고 있으니 민망하다. 이 책 저자, 이런 걸 어떻게 꼼꼼하게 적은 거지. 대단하네.

 트럼프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당선될 것 같지 않은 트럼프가 당선된 건, 인종차별과 관계가 있다고. 각 주마다 흑인에 대한 비하발언을 구글에 검색하는 빈도가 어떻게 되는지 조사해 보았더니, 흑인에 대한 비하발언을 많이 검색한 주일수록, 트럼프 득표율이 높았다고 한다. 즉 인종차별이 없다고 하면서도 인종차별 의식은 여전히 품고 있는 것. 어떻게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에 감춰두는 본심이, 구글 검색 창에서는 자유롭게 튀어나오기 때문이란다.

 물론 이런 데이터 분석이 만능은 아니다. 우선 적용 분야가 제한적. 주식을 언제 매수하면 좋을지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서 활용하는 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단다. 어떤 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어서. 아직 연구가 오래 된 부분은 아니라, 연구 자료 자체가 부족한 모양이다.
 윤리적 문제도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살인을 하기도 전에 살인자를 체포하는 장면이 나온다. 예방 측면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저지르지도 않고 범죄자로 낙인 찍힌 사람은, 그러면 뭐가 되는 걸까. 윤리적인 측면이 고민되지 않는다면, 1984의 빅브라더의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인간에 대해 알고 있던 상식이 뒤바뀌는 신선한 충격에서 빅 데이터의 활용과 한계까지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즐길 수 있는 책. 책 마지막 장, 여기까지 도달하는 독자는 거의 없으니 후기는 대충 날리고 가겠다는 저자에게, 빅 데이터가 전부가 아니라는 반박을 가볍게 날려주는 즐거움도 있다.
 빅 데이터에 흥미가 많은 사람이라면 읽어도 좋지 않을까. 4차 산업 혁명으로 관련 책이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런 식으로 통념 자체를 뒤흔든 건 또 처음이라 재미있기 읽었다. 분명 이쪽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흥미 있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