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미술은 재밌다 - 그림을 어렵게 느끼는 입문자를 위한 5분 교양 미술 어쨌든 미술
박혜성 지음 / 글담출판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 입문서로 괜찮은 가벼운 미술책

 목요일 오전. 도서관에서 연락이 왔다. 예약하신 책이 도착하였습니다. 토요일까지 찾으러 와주세요. 도서관에서 빌린 책 한 권도 안 읽었는데, 읽을 책 쌓여 있는데. 이게 무슨 말이야. 거짓말이지. 거짓말이라고 해줘. 이런 기분으로 개는 어디에”, “어쨌든 미술은 재밌다”, “그 무렵 누군가를 후다닥 읽었다. 후다닥 읽었다고 대충 읽은 건 아니다. 진짜다.
 
  이 책도 예약을 걸어두었던 책. 잊고 있을 즈음 도착했다. 7월 중순 즈음에 미술책 읽겠다며 예약해 둔 책인데. 이미 관련 책 몇 권을 읽었는데. . 상관없다. 어차피 읽어도 모르니, 한 권 정도 더 읽은들. 쓰고 나니 어째 갑자기 슬퍼진다.
  이 책은 구도가 어떻고 상징이 어떻고, 재료가 어떻고, 이런 이야기 일절 없다. 아니 잘 찾아보면 한두 개 정도는 있었을 수도 모르지만, 전혀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그런 딱딱한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찾아보세요, 이런 느낌.
  단지 그림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여러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령 칼로의 그림을 다룰 때는, 칼로의 바람둥이 남편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든지. 칼로가 안 그래도 몸도 힘든데, 이 바람둥이때문에 마음고생하느라,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그림에 매달렸어요. 이러며 관련 그림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그림이 한결 친숙하게 느껴진다. 물론 그래도 모르지만.
 
  책 말미에는 짤막하게 미술 사조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쉽게쉽게 쓰였기 때문에 간단하게 읽을 수 있다. 이걸 읽고 그 복잡한 미술사를 다 이해하는 건 무리지만, 그림을 보면서 대략적인 시대 구분은 가능하다. 전문가가 될 것도 아니고, 단순히 어디 가서 책잡히고 싶지 않을 뿐이지만, 이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면 전문적으로 공부해야 하겠지만, 흥미를 붙이는 게 우선이다. 처음부터 부담스럽게 이것저것 강요하면, 일단 집어던지고 달아나고 싶어진다.
 
  유명한 블로거가 쓴 글이라고 한다. 서양 미술에 대해 착실하게 설명하는 글을 정기적으로 써낸 블로거가 있었나 보다. 멋지다. 자기가 아무리 잘 아는 분야라고 해도, 글로 설명하려면 힘들다. 어떻게 설명해야 잘 이해할 수 있는지. 혹시 지금 내 태도가 오만하게 느껴지지는 않는지. 표현이 격해서 오해를 사는 건 아닌지. 온갖 생각 다 해야 한다. 쉽게 쓴 것 같은 글일수록, 공이 더 많이 들어간다. 진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부분은, 141쪽의 그림은 대상이 보이지 않아도 감동할 수 있다305쪽의 회화는 대상이기 이전에 색체로 뒤덮인 평면이다”. 추상화와 현대미술을 잘 모르는 내게, 이해의 실마리가 되어 주었다. 그렇구나 단지 좋으면 되는구나. 지금은 이해 잘 못했지만, 언젠가는 이해할지 모른다. 아마도.
 
  미술은 알고 싶지만 자세히는 알고 싶지 않다면 괜찮은 책. “그림에 끌리다처럼 서정적인 느낌은 아니다. 대신 그림 내용만 딱딱 설명하니, 이쪽이 편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강점일지도. 관심 있다면,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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