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서랍 - 말, 인생을 원하는 대로 끌고 가는 힘
김종원 지음 / 성안당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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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다듬는 시간

 

 

서평단 이벤트로 받은 책이기에 평소와 어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말의 서랍을 만들고, 필요한 말을 저장해두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말의 서랍은 정확히 무엇일까. 여러 가지 대답이 있겠지만, 나는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하는 모든 말은, 내게서 나온다. 내 사고방식. 내 가치관. 내 말투. 전부. 그렇다면 이 책의 결론은, ‘자신을 갈고 닦자가 되지 않을까. 진부한 이야기지만, 이 진부함을 꽤 좋아한다. 진부하다는 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중요하지 않다면 질릴 때까지 반복할 이유도 없을 테고.
 
  타인 눈치는 그다지 보지 않는다. 승진을 포기하니 눈치를 볼 일 자체가 사라져서. 타인 눈치 보며 마음고생하느니, 그냥 돈 적게 벌고 내 멋대로 사는 게 더 좋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한 마디를 더 하는 분이 계신다. 새벽 4시에 세탁기를 돌리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런 것 참을 성격 아니지 않아요?”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건 그렇다. 기상 시간이 4시가 아니라면, 아마 윗집 찾아가서 문 두드리며, 세탁기 돌리는 시간 바꾸어 달라고 하겠지. 두 번째까지는 웃으며 말하겠지만, 세 번째 되면 아마 경찰 부를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귀찮아요.” 웃으며 넘겼다. 그래도 어째 계속 걸린다. 내가 예민한가. 하지만 이런 일이 몇 번 있다 보니, 거리를 두게 된다. 굳이 사서 기분 나쁠 필요는 없으니까.
  타인의 단점이 보일 때는, 그것이 내 단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나도 어쩌면 한 마디가 많은지도. 그렇게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다.
 
  기품, 치유, 긍정, 자존감, 공감, 안목. 6개의 말의 서랍에 대해 다루고 있다. 불쾌한 사람에게는 기품의 서랍을 열고. 상황과 때를 맞추어 안목의 서랍을 열어 말을 꺼내면 된다는 책.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격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 간다. 말을 담는 건 인격이기 때문에. 정신론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하지만, 기술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있다. 가령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든지. 칭찬할 때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말해주어야 한다든지.
  전문 강사이기 때문인지, 예시도 풍부하다. 가끔은 이 예시는 너무 거창하지 않나, 거부감이 들 때도 있지만. 오히려 극단적인 예시이기에 신빙성이 들 때도 많다. 중요한 부분은 강조해 두었기 때문에, 훑어볼 때도 유용하다. 지나치게 떠먹여 주는 건 아닌가 싶지만, 바쁜 시간에 책 전부를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어쩔 수 없는 문제인지도.

  책에서도 몇 번 언급하지만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말을 잘 하는 법이 끊임없이 책으로 나오는 건, 제대로 말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 생각 없이 말하면 나쁜 말만 튀어나온다. 이런 말들을 좋은 말로 바꾸려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책은 어디까지나 지침일 뿐.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뻔히 알면서도 이런 책을 계속 읽는 건, 어떤 식으로 노력해야 효율적일까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지름길이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거리를 줄일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대부분은 악도 선도 아니다. 상처를 주기 위해 상처를 주는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상처를 준다. 뻔히 알면서도 상처받는다. 그렇게 몇 번 받다 보면, 아예 피해버린다.
아무리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지만, 사서 미움받을 필요는 없다. 체념이 필요하다고 해서 처음부터 체념하는 건 역시 이상하다. 단순히 말을 잘 하는 것을 떠나,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공감하며, 그러면서도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소화하는 시간은 분명 걸리겠지. 바뀌는 건 절대 쉽지 않겠지. 그래도 내가 이런 점이 문제구나.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알고 있으면 비슷한 행동이 나올 때, 눈치채고 멈출 수 있다.
  가끔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가 그리던 내가 될지도. 갑자기 공익광고가 되어 버렸다. 난감하니 후다닥 마무리 짓는 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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