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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합리적 이기주의가 좋다 - 복잡하고 치사하고 엉터리 천지인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
미멍 지음, 원녕경 옮김 / 다연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센 중국 언니의 통쾌한 조언
다연 출판에서 진행한 책 설명만 보고 받고 싶은 책을 고르라는 매우 독특한 이벤트. 경쟁률 높더라. 심지어 다들 얼마나 정성스럽게 댓글을 다는지. 그냥 내버려 두고 있었는데 의외로 당첨되었다.
나 은근 당첨운 좋은지도. 데헷.
전주에 가면 주로 먹는다. 먹고 먹고 또 먹는다. 세종에서 열심히 덜 먹은 것 전주 가서 채우고 온다. 이러다 밀면 툭 굴러갈지도. 이 책은 카페 갈 때 들고 가서 읽었다. 그냥 그러고 싶더라고.
제목과 내용의 상관관계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합리적 이기주의자 대체 어디 나오지? 열심히 고민하다 포기했다. 세상에는 포기하면 편한 일이 많다. 제목과 내용의 연관성이 크지 않을 때, 연관성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것 역시 거기에 해당한다.
사실 장르도 잘 모르겠다. 자기계발에 대한 조언은 많이 나온다. 인간관계. 외모 등. 하지만 자기계발서로 분류하는 건 내키지 않는데. 저자 미밍의 개인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 터라.
그래서 수필로 분류하기로 했다. 중수필의 경우 설득 논조를 띠기도 한다. 사실 잘 모를 때는 수필로 분류하는 게 최고다. 모든 글은 붓 가는 대로 쓰는 거잖아. 컴퓨터로 쓰지 않았을까, 사소한 문제는 넘어갔으면 좋겠다. 데헷.
다양한 부분. 외모. 인간관계. 가족관계. 부부관계 등에 대해 거침없이 글을 써 내려간다. 신문기자 경험과 다양한 독서 경험 덕일까. 틈틈이 터지는 위트.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체. 자신의 인생과 주변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곁들였기 때문에 설득력도 높다.
부럽다. 나도 저런 글 써보고 싶다!
질투 때문에 아예 책 자체를 피할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질투를 살짝 접어두기로 했다. 그 사람은 알지도 못할 텐데 나 혼자 열 받아 있는 것 우습기도 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쓰는지 보는 건, 내게도 도움이 된다. 저자처럼 질투를 원동력 삼아 열심히 살 생각까지는 없지만. 귀찮다.
말하기 전에 몇 번이고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다. 다름이 인정되는 사회가 아니다. 다르다는 틀리다가 되어, 배척받는다. 옳고 그름이 중요하지 않다.
자기가 좋아하는 팬에게 비판했다는 이유로, 그 글에는 더 수위 높은 악플이 줄줄이 달린다. 감히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이유. 가수는 다치면 안 되지만, 그 사람은 다쳐도 되는 이유, 난 잘 모르겠다. 단지 쓸데없이 상처받고 싶지 않으니, 외면해버리는 수밖에.
그래서 이 책 좋았다. 특별히 가리는 것 없이 하고 싶은 말 툭툭 내뱉는 것 같아서. 다들 아는 이야기다. 단지 말로 하는 게 꺼림칙해 입 안에 넣고 있을 뿐. 그래도 활자로 직접 보는 건 또 다르다. 아아. 그래.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 공감하고. 힘을 얻고.
하고 싶은 말이 목 끝까지 쌓였는데 차마 말할 수는 없을 때, 나 대신 말해주는 이 책을 읽으면 좋지 않을까. 한국, 일본, 미국도 모자라서 중국 책에서까지 위안을 찾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슬쩍 스쳐 지나가기는 하지만.
에세이 류는 거의 안 읽었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 타인의 생각에도 공감 가능한 이 장르도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요즘은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잘 나간다는데, 확실히 이유는 있구나, 이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