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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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표장도 본질을 이기지 못한다

 

 

저번 주 턴어라운드에서 메일을 한 통 받았다. 강민호의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개정판 도서를 내게 되었는데 읽어보지 않겠냐고. 이런 마이너한 블로그, 용케도 발견했다고 생각하며 읽겠다고 회신했다. 그러고 저번 주에 책을 받았다.

 마케팅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 마케팅 기술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어떤 기법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가. 이 부분이 궁금하다면 그쪽 관련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 마케터가 갖추어야 할 소양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케터가 망설임 없이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상품부터 갖추어야 한다는, 중요한 건 포장이 아닌 본질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단순한 마케팅 책이 아닌, 인문학을 바탕으로 마케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 책소개에 적혀 있던 말. 책을 읽으며 몇 번 그 말을 되새겼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고객은 누구일까. VIP? 기존 고객? 잠재 고객? 정답은 내부 고객. 즉 직원. 내부 고객에 회사와 회사 상품에 자긍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단다. 회사에 자부심을 가지면, 타인에게 회사 상품을 자랑스럽게 소개할 테고. 직원이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상품이면, 타인도 신뢰를 갖고 사용할 테니.
 의외로 잠재 고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잠재 고객을 실제로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들이는 돈은, 기존 고객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쓰는 돈의 5배 정도 된다고. 하지만 보통 마케팅은 잠재 고객에게 집중되고, 기존 고객과 내부 고객은 무시당하기 일수. 휴대 전화만 해도, 장기로 유지해본들, 얻는 혜택은 극히 미미하다. 약정이 끝날 때마다 통신사를 옮겨 다니는 건 그 이유. 하지만 그렇게 옮겨 다니는 고객이 정말로 회사에 힘이 될지 생각하면 미심쩍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지도.

 또 하나 와 닿았던 부분은, 기업은 신념이 있어야 한다는 말. 평소에는 누구나 듣기 좋은 말을 할 수 있다. 가령 사람이 우선이라고 광고에도 계속 내보냈던 모 기업처럼.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도 자신의 말을 지키는 건 정말 어렵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계속 광고하여 좋은 인상을 주었던 모 기업은, 정작 위기 순간에는 신입 직원마저 구조조정 대상으로 내몰았다. 그 모습에, 모 기업의 이미지는 오히려 추락했다. 차라리 평소에 아무 말 안 했으면 그럴 수도 있었다고 넘어갔을 일이, ‘사람이 우선’이라는 말 한 마디 때문에 오히려 더 커졌다. 신념 없이 신념을 내세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마케팅 책으로 읽었다. 언제부터인가 마케팅이 아닌 인생을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를 계속 팔며 살아간다. 취직의 이야기가 아니다. 관계 속에서도. 일상 속에서도. 계속 나를 내보이며, 나는 다른 사람보다 능력 있다고 믿을 만하다고 좋은 사람이라고. 계속 선전한다. 하다못해 블로그조차도, 나는 이런 점에서는 타인보다 낫다고 내세우는 것이지 않나.
 포장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같은 글을 쓰더라도 더 읽기 편하게, 더 보기 편하게 쓰면 더 좋겠지. 이왕 쓸 거면, 포토샵도 해서 예쁘게 카드뉴스로 만들면 더 좋을 테고. 같은 글을 쓰더라도 사진을 담아, 읽기 편하게 독자를 배려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내실이겠지. 아무리 화려하게 장식하더라도, 실상은 텅 비어 있다면, 무용지물이지 않겠나. 언젠가 팔릴 수 있도록,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으로 나를 꾹꾹 눌러 채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기회와 위기는 같이 온다고 한다. 그때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받기 위해서는, 우선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스레 다시 되새겨보는 것이다. 어째 매번 책을 자기류로 해석해버리는 것 같다. 이것도 능력이려나.

 마지막으로. 턴어라운드는 브랜드 & 마케팅 컨설팅 회사다. 이번 기회에 출판까지 함께 하기로 한 건지, 아니면 대표의 저서이기에 이번만 이 이름으로 낸 건지는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만약 출판까지 이번에 하기로 한 거라면. 그래서 첫 책 발간 기념으로 홍보 차 이번 기획을 진행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90점을 줄까 한다.
 긴 시간 베스트셀러였던 책. 완성도는 검증되었다. 대표부터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흥미 있게 읽어줄, 그리고 여간해서는 서평까지 써 줄 고객까지 확보했다. 책의 내용에 충실한 홍보 기법이지 않나.
 마무리로. 친필 편지로, 받은 사람의 가치를 높여주는 동시에 호감도 주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나쁜 말 할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주변에 책을 내보이며, 이런 일이 있었다고 자랑스레 말할 터. 어쩌면 턴어라운드에 호감을 갖고 다음 책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책 한 권과 편지 한 장으로 독자를 사로잡았다.

 상품에는 완성도를. 고객에게는 가치를.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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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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