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고양이 1~2 세트-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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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보는 인간과 고양이 이야기.

 갈등했다. 고양이1. 고양이2로 나누어 쓸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분량을 채울 자신이 없다. 고로 두 권을 한 번에 처리하기로. 독서 목록에는 1, 2권으로 나누어서 작성할 예정이다. 나 한 달에 이만큼 읽었다! 쓸데없는 자랑인 것 같지만, 가끔은 이 쓸데없음이 중요하다.
 
  출근할 때 방죽천을 이용한다. 고양이 한 마리가 야옹거리다, 나를 보더니 도망친다. 하필 길이 겹친다. 이런. 어쩔 수 없이 계속 따라갔다. 고양이가 한 번 더 돌아보더니 더 빠른 걸음으로 길을 재촉한다.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항의해 보았다. 내 말을 들은 고양이는 더더욱 빠르게 풀숲으로 사라져 버렸다. 상처받았다.
  이 책을 굳이 오늘 읽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상처 받은 마음, 고양이를 보며 풀겠다. 동기가 허무하다고? 원래 인생 자체가 허무한 거다. 뭘 새삼스레.
 
  신선한 창의력으로 언제나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번에는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인간 외 주인공은 오랜만이다.
  사실 베르나르 매우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전 남친이 신랄하게 깐 뒤로는 호감도가 살짝 낮아졌다. 소재는 참신하지만 플롯에는 자기복제가 심하다던가. 아니 요즘은 소재도 참신하지 않다던가. 예전에는 진짜 푹 빠져 살았는데, 이제는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많은 책을 쓰다 보면 자기 복제가 아주 없을 수는 없다. 다른 작가에 비하면 자기 복제가 심한 편도 아니다. 소재에 유사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다른 소재를 뽑아내는 그 자체도 대단하고. 그래도 그의 비판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타인 험담이 왜 나쁜지 알 것 같다.
 
  고양이나 개를 화자로 한 기사가 신문에 실린다. 동물이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이러면 기사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 책에서도 그 재미를 듬뿍 느꼈다.
  도도한 암컷 고양이 바스테스. 고양이 여신의 이름과 같다는 점이 암시적. 만물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이 고양이는 인간의 지식을 아는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만나면서, 자신이 느낌 감정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중에는 다른 종인 사자와 심지어 인간과도 감정을 교환할 수 있게 된다. 종족을 뛰어넘은 교류다.
  과정이 수월하지는 않다. 프랑스에 테러가 일어났던 경험 때문인지, 작가는 테러 때문에 무너져가는 파리를 소설 배경으로 삼았다. 인간도 고양이도 설 자리를 잃고 쥐만이 득실거린다. 문명이 무너진 곳에서 신종 페스트와 함께 쥐만 가득한 도시, 어쩐지 인간이 계속해서 주인일 수는 없다는 느낌을 준다. 입맛이 쓰다.
  그래도 그 모든 모험 끝에, 바스테스는 원하던 것을 이룬다. 해피엔딩이다. 다행이다.
 
  고양이와 인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잡학사전으로 읽어도 재미있고, 고양이가 보여주는 유쾌한 모험 활극으로 보아도 즐겁다. 다만 고양이가 지나치게 인간스러운 건 약간 아쉽다. 약간만 더 고양이 같았으면. 일단 고양이다운 고양이가 어떤지 잘 모르지만.
 
  분권되어있지만, 분량은 많지 않아 다 읽는데 1시간 30분도 채 안 걸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소설은 몰입해서 읽을 수 있으면 가장 최고다. 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 유지하고 있는지 충분히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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