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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평점 :
천계가 있다면, 만약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려면,(즉 돌아온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해야 하며, 또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소설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다. 그리로 여행을 떠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물론, 여기다. 발밑에서부터, 몸담고 있는 세상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천계의 비밀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물론, 세상은 물의 사막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천계를 찾고자 하는, '테라 인코그니타' 를 밀어내려는 힘이 그들을 움직이고, 책을 읽는 우리도 밀어댄다. 심지어는 천사들까지도. 톨킨이 '죽음은 창조자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고 했던가? 호기심 또한 죽음과 같이 주어진 선물일지도 모른다.
옛날엔 '찾는 자'들에게는 죄가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21세기, 지금은 찾는 자들이 책임을 생각해야 하는 세상이다. 타나토노트에도 이 생각이 스며 있음은 당연하다. 그도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사니까. 가장 높고 가장 신비스러운 것을 찾아 가장 깊고 가장 용감하게, 가장 아름답게 나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우리의 타나토노트들인 것이다.
거기에는 종교의 구분이 없다. (신이라고? 천계에는 '신' 이 없었다!!!) 거기에는 과학과 신학이 서로를 차별하지 않으며, 나라와 나라도 경계선을 잊는다. 가장 어렵다는 학문을 하는 천문학자도 가장 오래된 먼지의 신화에 공손히 조언을 청한다. 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발견할 수 있는 희망조차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 새지 말라는 법 없다고, 사람들이 하는 어리석은 행동들은 그대로다.
이런 것들, 그런 것들이 다 나오는 데 거부감이 든다면, 아직은 멀었다. 가장 높은 곳, 천상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에서부터, 가장 친숙한 곳, 나는 무슨 음식을 정말로 싫어해,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 라는 것까지.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모두를, 이 책이 보여주고 경험시켜준다. 애벌레가 고치를 짓고 탈태하여 날아가기까지, 모두를 말이다. 여행을 원한다면, 부디 이 책을 읽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