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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는 이렇게 태어난다 - 24시간 불 켜진 실험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진정일 지음 / 궁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고분자화학 연구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는 2007년 출간이 되었다.
그 후 10년이 지나 이 <과학자는 이렇게 태어난다>라는 책으로 개정되었다.
고려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진정일 교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한 시간들을 엮어낸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문득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일반화학 실험 수업 때 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원로교수님께서 우리에게 해주셨던 이야기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6.25 전쟁 무렵 실험실 기자재가 귀하던 시절이었고 때로는 없으면 다 만들거나 개조해서 실험을 하기도 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그때 새내기였던 내가 교수님께 했던 질문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교수님, 플라스틱의 장점과 유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물질로 비커나 실험도구로 만들면 어떨까요?"
20년 전에는 교수님도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발전할지 상상하지 못하셨을 것이다. 교수님은 재료의 성질이나 특징들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1학년 학생의 질문을 그저 그렇게 넘기셨다. 세상은 변했고, 과학기술은 발전해서 요즘은 비쌀 뿐이지 잘 깨지지 않고 열에 강한 소재를 이용해서 실험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다.
다시 태어나서 또 한번 전공을 선택할 기회가 온다고 하면 그래도 또 화학을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젊은 시절 못 해본 실험들, 연구들을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저 밑바닥부터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이 책은 진정일 교수님과 함께 한 시간들을 추억하며 제자들이 쓴 원고로 엮어진 책이다.
개인적으로 학부, 대학원 시절 실험실 생활이 새록새록 떠올라 감격스러워지고 또 한편으로는 그리워지기도 한다.
나를 옛 기억 속으로 들어가 그리움이 푹 젖어들게 한 책.
그리고 가르침을 주셨던 스승님들을 추억하게 만든 책이었다.
내일은 교수님들께 안부 인사를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