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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싶은 날 - 신현림의 라이팅북
신현림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어떻게 알았지? 글 쓰고 싶은 날인 줄...
요즘 열심히(?) 가을 타면서 조금은 묘한 감정들과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 번은 가을바람이 훅 하고 마음을 훑어가 허전하기 그지없는 상태가 되었다가,
또 어떨 때는 단풍이 든 나뭇잎 사이로 사르르 흐르는 가을 햇살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사람들이 몹시도 그립다가, 또 혼자만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주일 오전에도 택배가 오다니! 놀랄 뿐이다. 지난번에는 이 아저씨가 밤 10시에 오셔서 잠깐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 늦은 밤까지 하시면 정말 피곤하시겠어요."
아저씨는 "아유~ 제가 초보라서 그래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요령이 없어 이렇게 늦게까지 하고 있어요." 그러셨다.
오늘도 그 아저씨다. 책을 받아들면서 사과 두 알을 얼른 손에 넘겨드린다.
내게 제일 반가운 선물들인 책을 우리 집까지 가져다주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렇게 택배 아저씨들을 챙겨드리니 우리 집에 오시는 분들은 심지어 택배에 주소가 잘못 기재되어 있어도 내 이름을 보고 전화해서 가져다주신다. 또 벨만 누르고 문 앞에 두고 가지 않으시고 꼭 기다려서 손에 쥐여 주고 가신다.
11월 첫날 만나게 된 이 책은, 딱 가을에 어울리는 책이다.
신현림 작가가 쓴 습작들이 책 디자인으로 곳곳에 사용되고,
필사를 하게 되어있는 빈 공간에는 마치 20년 전 한참 손편지를 쓸 때 그 편지지 디자인 같은 느낌들이다.
고풍스러운 그림도 있고, 한국적인 그림도 있다.
시간을 거슬러 시인을 꿈꾸던 그 시절로 나를 데려갔다.
대학시절 시를 열심히 써서 A 드라이브 디스크(이젠 읽어보려고 해도 읽을 수 없는 유물이 되었다.)에 100여 편을 담아
출판사에 보내고 소식을 기다리던 그때의 두근거림 그대로... 심장이 콩닥거린다.
그랬지... 시란, 글이란... 그런 거지... 하고 느끼게 만들어 주는 책.
한 권으로 수많은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
<신현림의 라이팅 북, 글 쓰고 싶은 날>이었다.
20151101
과학지식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