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 - 엄마한테 읽어주는 시와 에세이
송정연.송정림 지음, 류인선 그림 / 나무생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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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 힘들 때 시 읽어요>_ 송정연·송정림 지음/ 류인선 그림

 

책장을 넘기지도 못하고 한참을 '어머니'라는 단어에 시선을 꽂아두고 생각에 잠겼다.

굴곡 많은 인생이었던 우리 어머니.

이제는 좀 쉬셔도 될 때인데 아직 어머니는 일을 하신다.
언젠가 한번 어머니께 일기장을 사 드린 적이 있다.
결혼하셔서 얼마 안 되어 내가 태어났으니 어머니가 살아오신 인생 여정의 많은 부분들이 내 기억 속에 있다. 마흔이 되고 아이 엄마가 되고 난 이후에는 어머니의 삶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글로 써서 가슴에 납덩이처럼 가라앉아 있는 무거운 이야기들을 떠올려서 가볍게 날려보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쓰시라고 일기장을 사드렸던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그 일기장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마도 깊숙한 어딘가에서 한 장 한 장 이야기들이 쌓여가고 있을 것 같다.

 

 책은 쓰여진 계기나 배경을 알고 읽는 것도 색다른 묘미인 듯하다.
어릴 때 저자인 두 자매에게 동화를 읽어 주셨던 어머니.

이제 하루하루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는 어머니에게 두 자매가 시를 읽어드리고 있다.

어머니의 기억이 점점 줄어들어 두 딸과 대화하기가 힘들어지니 생각해 낸 좋은 방법이 바로 '시 읽어 드리기'였다.

싯구를 통해, 시를 읽어주는 딸의 목소리를 통해  어머니께는 힐링의 시간이 되고,
딸에게는 어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 추억을 되새기고, 사랑을 다시 불러와 느끼는 시간이 된다.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씨의 <약해지지 마>라는 시집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
내 어머니와 만날 때 꼭 선물로 드리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갑작스러운 고모부 부고 소식에 온 식구가 시골로 내려갔다.
남겨진 가족들의 젖은 눈을 닦아주고 안아주고 위로해주었다. 고모가 내 손을 꼭 잡으며 '20년은  된 것 같다. 우리가 언제 봤지?'하시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살아생전에 고모부를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려 다짐을 했다. 이제는 소중한 사람들을 잃기 전에 챙겨야겠다고...

먼저 친정, 시댁 어른들부터 시작해서, 고마운 분들, 스승님들을 자주 찾아뵙기로 했다.


시하나, 엄마와의 추억하나, 그리고 따뜻한 그림 한 점...
이 힐링의 시간에 한참 푹 빠져있고 싶다.


과학지식디자이너

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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