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엔딩을 디자인하라 - 죽는 순간까지 즐겁고 유쾌하게
와카오 히로유키 지음, 홍주영 옮김 / 타커스(끌레마)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당신의 마지막 날에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요?"

아마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얼마 전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온 가족이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언니의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혼자 다녀올 거리도 아니고, 양쪽 부부가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 온 가족이 동행했다.


 돌아가시기 한 달 정도는 계속 편찮으셔서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돌아가시던 날 아무도 임종을 지켜보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는 것이다.

언니가 전화로 남긴 말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우리가 이제 이런 상황들을 경험해야 할 나이가 된 것 같아."


그랬다. 자주 소식들이 들려오곤 한다. 원치 않지만 경험해야만 하는... 내게도 올...  

 

평소에 사후에 관한 이야기를 가족끼리 담담하게 그리고 충분히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가정의 분위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쉽지 않은 가정이 많을 것이다.


조부모님께서 함께 지내시다가 돌아가셔서 장례에 대한 절차나, 묘지 선택 등에 대해서는 경험해보아 알고 있다.

정작 힘든 것은 그 상황이 되었을 때 이별 그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부모님께 더 효도하지 못한 것, 그리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다 표현해드리지 못한 것 등이 후회로 남아

가슴에 사무치겠지.


이 책에서는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일임을 깨닫게 하고,

부모님의 임종을 지켜보기 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후회로 마음을 채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준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2부 <나 자신의 엔딩을 디자인하라>에서는 나의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고,

남은 가족을 위해 할 일, 혼자 남게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일, 상속, 아이와 배우자에게 전하고 싶은 것 등을 생각해보게 한다.

'40대에 엔딩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에서는  엔딩노트를 구입해서 주변 정리를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상속에 관한 것, 연명치료 여부, 채무관계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남겨두라는 것이다.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엔딩노트도 정리해두고 나의 내일을 다시 시작할 때의 기분은 사뭇 다를 것 같다.

장례의 형식이나 방식을 정해두는 것도 물론 남은 가족에게는 수월하거나 간단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살아있을 때 가족과 더 많은 마음의 이야기들을 더욱 충분히 하기로 마음먹는다.


 두 아들에게는 "사랑해, 고마워, 정말 사랑스럽다. 이래서 너는 엄마에게 최고야!, 어쩜 이렇게 예쁠까!

엄마에게 '엄마'라고 불러주고 엄마에게 와주어서, 오늘을 함께 보낼 수 있게 해주어 고마워.

너와 함께여서 엄마는 행복했어."라고 매일매일 이야기해주고 싶다.


 남편에게는 "늘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어 고마워요. 든든한 남편이 되어주어 고마워요. 끝까지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최고의 중보자가 되어주기로 한 세 가지 약속 지켜주어 고마워요. 사랑합니다."라고 ...


그리고 늘 나의 환경이 되어 주었던 지구에게는 "나는 늘 너의 품에서 쉴 수 있었어. 새소리를 들려주어 고맙고, 시원한 공기와 아름다운 꽃들을 매일 만나게 해주어 고맙고, 푸른 하늘과 바다, 바람소리... 빗소리, 사각거리는 낙엽 소리, 뽀득거리는 눈길.. 모두 내게는 선물이었어."라고 인사하고 싶다.


후회 없이 내게 허락된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보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가족에게 남기는 일기장을 하나 사서 채워가야겠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세상에 나눌 것은 없는지,

남겨주고 싶은 것이 무엇이 있는지도 찾아봐야겠다.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나 자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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