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쁜 엄마입니다 -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
양정숙.고혜림 지음, 허달종 그림 / 콤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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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이 이야기는 세진이가 어렸을 때 세진이 엄마가 아침마당에 출연한 방송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이번에 세진이 엄마가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냈을 때, 나는 세진이 소식이 궁금해서 무척 읽고 싶었다.

 

엄마 입장에서 아이를 양육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용기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세진이는 입양한 아이이고, 더 특별한 사연이 있는 아이라서?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내 마음속에서 드는 또 다른 생각이 있다.

 

'세진이가 들려주는 그동안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세진이와 엄마 사이에 흐르는 그 놀라운 사랑의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내 뱃속에서 길러 낳은 자식과도 가끔 갈등이 생기고 힘겹다 느낄 때가 있는데,

이 엄마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온 걸까?'

 

그런 질문들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역시나 이 책은 읽을 때 책 말고 다른 준비물이 필요하다.

아마도 마음이 있으신 분들은 필수! 화장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니까 담담하게 읽으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포기란 배추 셀 때나 쓰는 거야."_20p

 

"아.... 정말...."

흐르는 눈물을 어떻게 주체하지 못해 그냥 펑펑 울었다,

"일어나. 잘 넘어지란 말이야.

넘어지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길바닥에서 호되게 다쳐서

앞으로 영원히 못 일어날 수도 있어.

어서 일어나!"_33p

 

호랑이 교관같이 아이를 다그쳤다는 세진이 엄마.

그 모습을 보면서 제 모습이 반성이 된다.

혹여나 상처받을까 매만지고 감싸 안고 있기만 한 건 아닌지 돌아본다.

 

"세진이를 연습시키고 다그칠 때 항상 잊지 않는 게 있습니다.

내가 쉽게 할 수 있다고 아이도 쉽게 할 거란 생각은 잘못이라는 겁니다.

(중략) 그래야 아이가 자신과 함께 해주는 엄마의 존재를 진정으로 믿고 따를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못하는 것을 자식에게 강요하면 안 되니까요." -49p


 

"도대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아득해질 무렵 결승점이 보였습니다.

이미 대회는 파장 분위기였지만 이 또한 상관없었습니다.

(중략) 계속 걷다 보면 아무리 느려도 언젠가 결승점에 도착한다는 것을요.(하략)"_56p


세진이 엄마가 쓴 한 문장 한 문장이 완성형이 되어 쓰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렸을까?

"일관되게 참고 기다려 주는 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칭찬입니다.(중략)

세진이와 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였습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중략) 하지만 참았습니다. 몸에 사리가 생길 만큼 참고 또 참았습니다."

 

몸에 사리가 생길 만큼이라니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진이가 신체적인 콤플렉스를 극복하는데 걸린 시간도 무진장 애를 썼을 텐데,

극복해야 할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세상이 세진이에게 붙여주는 별명들.. 피노키오, 로봇다리...

 

세진이가 엄마를 만나고, 짱가 누나를 만난 건 참 감사할 일이다.

이 세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가정의 의미도 되새겨 보고

아이들을 이 사회에서 지켜줄 엄마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엄마입니다.

아무리 부족해도 엄마입니다."


이 문장을 몇 번이고 소리 내어 읽어본다.

 

스스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이,

그리고 더 나아가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나누고

약자를 세워일으켜 주고 지지해 줄 수 있는 마음 넉넉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꿈을

다시 한번 재확인했던 시간이었다.  


과학지식디자이너

201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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