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게 물어봐요 - 생각을 키우는 철학 이야기
박남희 지음 / 종이책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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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생각하는 힘'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철학에는 좀 약한 편이지만 글을 쓰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나름의 관점이 없거나,

자기주장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이대로는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처럼 다른 사람과 마찰 없이 잘 지내는 사람이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면 아마도 '다름과 틀림'을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내 생각은 네 생각과 좀 다른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이런 말을 꼭 "넌 틀렸어."하고 듣는 사람도 곤란할 거예요.


저자가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나요? 이전과 다른 생각이 변화와 발전을 이룬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이 꼭 그것이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 대목에서 저는 한참을 쉬었습니다.

현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한 방향,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있으니 도무지 다른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거나, 해답을 찾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른들도 아이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곤란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을 배워서 고스란히 머릿속에 담고 난 후, 정답은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문제를 풀고 점수를 받아오지요.

<문제적 남자>라는 프로그램에서 해외의 대학입시 문제를 푸는 상황을 보고 실감을 했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접근해 나가는데 대부분이 답을 A, 아니면 B로 먼저 결정하고 난 후 그 이유를 말하더군요.

전문가가 대답해주었습니다. 이 학교에서는 정답 그 자체보다 문제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문제를 접근해 나가는 사고과정을 보고 있다라고...  저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길들여진 사람이더군요. 모르면 모르고 있으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 나가고 어떤 노력을 기울여 보겠다는 이야기를 그 학교에서는 듣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 책은 계속 질문합니다. 오늘 아침에 아침을 먹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책이 질문하니, 아이들은 답을 하더라고요. 사실 좀 놀랐습니다. 생각하기 귀찮아서 답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바로 답하지 않아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나는 누구인지, 나와 다른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게 합니다.

그리고 사물에 대해 인식하고 실재와 현상의 차이, 그리고 사실이란 무엇인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 삶과 죽음, 생각과 삶의 관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아이들도 스스로 정체감과 세상을 인식하는 눈이 생길 거라 생각됩니다.


 

한창 아이들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시기라 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너는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담아봐'하고 주문했지요.

'평소에 이러한 고민을 해보지 않은 친구들은 쉽지 않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저녁 먹고, 아니면 잠자기 전에 함께 누워서 이 책의 질문 하나로 두런두런 이야기하다 잠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저도 혼자서 생각의 바다에 풍덩 빠져서 이 생각, 저 생각해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지식디자이너

201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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