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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며 배우는 행복한 텃밭 놀이터 - 인성과 창의성이 자라는 85가지 텃밭 놀이
김심환.이선미 지음 / 노란우산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매일매일 페이스북에서는 꽃나리, 복수초, 봄 까치꽃, 목련 등 사진이 수업이 올라오는데
이곳은 봄이 조금 천천히 오려나보다. 오늘 보니 회양목에서 꽃이 수줍게 피고 있다.
아니면 내가 봄이 오는 속도보다 더 간절히 봄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꼭 봄이 한 해의 시작이라 보기는 어려운데 굳이 봄이 되어 씨를 뿌리고 꽃이 피어야 무엇인가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자연을 벗 삼아, 그리고 자연과 더욱 친밀해지려고 이곳으로 왔으니 더 봄이 기다려지는 걸까?
봄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마음도 분주해지고 무엇으로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책을 하나 골랐다.
바로 이 책, <놀며 배우는 행복한 텃밭 놀이터>다.
유아교육을 오랫동안 해 오신 두 저자가 함께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텃밭 가꾸기의 진수를 보여주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계절별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과 함께 '놀며 배우는~'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재미난 놀이들이 가득 담겨있다.
하지만 너무 급하면 체하는 법. 제일 먼저 텃밭 놀이를 하기 전에 기억해야 할 사항들을 짚고 넘어가자.
Q: 아이들에게 텃밭 놀이가 어떤 도움을 줄까?
1) 인지발달에 도움을 준다.
2)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
3) 정서가 풍부해진다.
4) 건강해지고 신체가 균형 있게 발달한다.
5)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생긴다.
Q: 텃밭 놀이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1) 생명의 주기를 이해한다.
2) 궁금한 것은 스스로 답을 찾는다.
3) 텃밭에서 수확한 식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40 텃밭 놀이는 일이나 학습이 아니다.
# [사진 참고] 텃밭 놀이 10계명
* 텃밭을 가꾸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 모종삽, 호미, 지주, 끈, 그물망, 분무기, 물뿌리개, 배수판, 온도계 등
* 재료: 씨앗, 모종, 흙(부엽토, 배양토, 상토, 경량토)
텃밭을 만들 장소를 정하고, 생육에 필요한 조건들을 고려해서 디자인하고 나면 집에 있는 다양한 재료들(스티로폼 상자, 청바지, 가방, 장바구니, 쌀자루, 운동화 등)을 이용해 화분을 만들고 흙을 채워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으면 완성!
봄여름에 씨앗으로 심을 만한 식물은 쌈채류, 완두콩, 열무, 아욱, 근대, 쑥갓, 래디시, 부추, 땅콩, 시금치, 들깨, 옥수수, 대파, 목화 등이 있다고 한다. 언제 재래시장에 가서 씨앗도 사고 모종도 사고, 배양토도 넉넉히 사 와야겠다. 그리고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은 스티로폼 상자도 넉넉히 모셔와야겠다. 크기가 비슷한 녀석들을 골라서~
쌈채소는 반그늘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고 하니 베란다에서 쌈 채소(상추, 케일, 치커리, 근대, 깻잎, 겨자채, 오크 등) 기르기에 먼저 도전해야겠다.
텃밭 농부가 되었다면 친환경 자연 농약 만들기에 도전해보자! (쏠쏠한 팁들이 가득하다.)
마요네즈 농약, 우유 농약, 식초농약, 담배농약 등 상상도 못 했던 재료들을 가지고 아주 쉽게 농약을 만들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
다음은 친환경 영양소도 만들어 보자. 음식물 쓰레기로 영양소를 만들면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법으로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매일 한두 개는 요리에 쓰고 남은 달걀 껍데기를 잘게 빻은 다음 식초에 넣고 발효시킨 후 50~500배 희석하면 완성!
지렁이 똥으로도 비료를 만들고, 오줌으로도 비료를 만든다니!
(조금 내키지는 않지만 소변을 모으는 통을 만들어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한 달이면 만들어지고 10배~100배정도 희석해서 비료 만들기 도전!) 매일 밥할 때 쌀뜨물을 버리지 않고 모아 쌀뜨물 액비를 넉넉히 만들어 집안 청소나 세탁, 수질을 정화시키는데 사용해봐야겠다.
이 책에는 자연을 친구처럼 대면하고 친해지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식물을 기르면서 수확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하고, 일이나 학습, 노동으로 느끼기보다는 정말 놀이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들이 가득하다.
사실 초등학교 3학년 과학 교과서에 운동장 흙, 화단의 흙을 구별하고 물에 넣고 저어보고 물 빠짐을 구별하는 내용이 있다. 또 식물의 한살이, 그리고 식물의 구조와 기능을 다루는 단원도 따로 있다.
과학이 달리 암기해야 하는 과목이 되지 않게 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 바로 이 책처럼 텃밭을 놀이터처럼 활용해보는 것이다. 경험으로 생생하게 느끼고 발견하고, 머리가 아닌 가슴과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자연 그리고 식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바램이 아주 좋은 책을 만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함께 나눌 이야기>코너에는 과학적인 개념들도 삽화와 함께 잘 정리되어 있어서 텃밭 가꾸d기를 하면서도 식물에 대한 과학 개념을 잡아나갈 수 있다.
읽고 있는 내내 아들과 함께 할 재미있는 놀이를 떠올리느라 가슴이 콩닥이는 엄마...
이 책 정말 잘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