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생활 자수 - 봄볕 아래 수를 놓다
김희진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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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그림배우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나중에는 수묵담채화를 공부할 생각이지만, 지금은 근처에서 색연필 일러스트를 배우고 있다.

색연필로 식물세밀화를 그려보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이야기가 있는 생활자수』를 보는 순간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중고등학교 시절, 가사시간에 플레어스커트도 만들고, 한복 저고리도 만들어 보았다.

퀼트, 십자수 등등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손으로 오물딱 조물딱 할 수 있는 취미생활에 제법 빠져 지냈다.

그런데 직장생활, 임신출산 그리고 육아기간을 지나오면서 잊혀진 옛날이야기가 되고 만 것이다.


 

이 책은 아련한 그 추억들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꿈꾸던 젊은 날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나는 먼지를 홈빡 뒤집어쓴 자수실통을 한참 걸려 찾아내었다.


 

'어머나, 여기 있었네. 진짜 오랫동안 손을 대지 못했구나.'

왜냐하면 그 실들이 들어있던 현미녹차 통에는 유통기한 2001년이 진하게 쓰여있었다.

'어디에 수를 놓아볼까?'

 

오븐 장갑에 수를 놓아봐야겠다 마음먹고 하나를 찾았다.


 

설레는 마음은 마치 정말 오랫만에 초등 동창생을 만난 듯하다.

'우리집 막내랑 재미있게 손놀이도 할 수 있게 장갑 안쪽에는 상어입모양으로 만들어 보아야지.'

 

이 책속에는 총 20가지 자수이야기와 만들기 방법,

그리고 44가지 도안과 실물패턴까지 들어있다.

 

아마도 여기 있는 종류들을 다 만들어보려면 내 속도로는 1년도 더 걸릴지 모르겠지만,

하나씩 해보면서 아들에게도, 지인에게도 선물을 해주고 싶다.

사랑의 마음을 담아서...

아들은 '꽃수 놓지 마라'에 나오는 로봇과 자동차 등에 관심이 많다.

자기 옷에도 똑같이 해달라고 주문한다. 살인미소를 내게 보내며...


 

바삐 달려온 내 삶에 잠시 '쉼표'를 가져다 준 『이야기가 있는 생활자수』는

나의 선물을 받는 사람에게도 '쉼'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과 평안함을 전해줄 것만 같다.

 

이렇게 수를 짜 넣고 안에는 내가 쓴 시를 넣어 액자처럼 만들어 걸어 두어도 좋겠다.

 

 

책 뒤에는 이렇게 만들고 싶은 도안이 있으니 염려없다.

얼마전 어머니 환갑 때 이 책을 먼저 알았다면

한땀 한땀 정성스레 수 놓아 작은 소품이라도 만들어

선물로 드렸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곧 시어머님 생신이니 그 때 두개를 만들어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두 분께 선물을 드려야겠다.


 

참 따뜻하고 포근한 책이다.

마치 응달에 미처 다 녹지 못한 얼음을 녹이는 봄햇살 같은 책.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 마음이 많이 설레었습니다.


과학지식디자이너 &북.마.마(책으로 마음을 읽어주는 엄마)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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