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인 시인만의 재치 넘치는 언어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선이 느껴져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동시집이었어요.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꽈배기도 춤을 추고 돌멩이도 화를 낼 줄 알지요. 아이들의 세계에선 브로콜리를 보리꼬리라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한밤 중 몰래 홍시를 먹다 아이에게 들켜 멋쩍어하는 엄마, 내말에 깜짝놀라 귀가 길어진 토끼 띠 언니가 함께 살아요.재미있었던 동시는 <신나는 꽈배기>와 <돌주먹의 맛>이었어요.<신나는 꽈배기>에선 밀가루 반죽 두줄이 뱅글뱅글 돌며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서 꽈배기가 되어요. 신나는 꽈배기가 어느새 맛있는 꽈배기가 되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은 꽈배기 살아숨쉬는 생명이 불어넣어줍니다.<돌주먹의 맛>에선 통쾌함이 느껴졌어요.내 기분에 따라 툭 차버리곤 했던 돌멩이들이 더는 참을 수 없어 숨겨두었던 돌주먹을 꺼내들어요. 돌주먹 불끈 쥔 돌멩이의 매운 맛을 본 발들은 혼쭐이 납니다. 저도 가슴속에 돌주먹 하나씩 품고 있다가 얕잡아보는 사람들에게 돌주먹 맛 한번 보여주고 싶더라구요. 아이들의 시선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 주변의 모든 것들을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요.마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한번 느껴요.아이와 함께 동시집을 읽고 주변의 모든 것들에 숨겨진 보물같은 이야기들을 찾아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