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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날려 보낸 날 ㅣ 샘터어린이문고 85
김나영 외 지음, 어수현 그림 / 샘터사 / 2025년 11월
평점 :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동화 세 편이었어요.
<나비를 날려 보낸 날>의 선재는 갓 깨어난 나비를 위해 설탕물을 가져다 줄 정도로 생명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 예쁜 아이예요.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착한 아이지요. 나비를 처음 발견하고 나비를 살린 일을 모두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학교 규칙을 어긴 것 같아 말도 못하고 끙끙 앓기만해요. 그러다 태어난지 얼마안된 나비가 3층까지 날아온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모두에게 사실을 털어놓아요.
<지렁이 구조대>의 지호도 말라가는 지렁이를 풀숲으로 보내주고 자신감과 용기를 얻습니다. <시소의 계절>에는 놀이터에서 인기도 없고 낡은 시소가 나옵니다. 시소는 벤치로 새롭게 태어나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쉼터가 되요.
이야기 속에서 갓태어난 나비, 작고 약한 지렁이는 아직 어리고 두려운 것이 많은 우리 아이들 같았어요. 작고 어리지만 나비가 하늘을 날듯이, 지렁이가 숲을 지키듯이 우리 아이들도 두려움을 하나씩 넘으며 점점 단단하고 반짝이게 커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책을 읽으며 마음 속에 숨겨진 보물들을 찾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창문 앞으로 갔어. 유리창에 가만히 손을 대었지. 창문 너머 나비가 있는 바로 그 자리에 말이야. 분명 아까 우리 반에서 날려 보낸 나비라는 생각이 들었어. ‘넌 오늘 태어났잖아. 겁도 없어? 여긴 3층인데. 잠시 가만히 있던 나비는 다시 날아갔어. 비뚤거리지 않고 가볍게 팔랑팔랑 높은 곳으로. -나비를 날려 보낸 날, 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