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외계인 보고서 - SF 우주선부터 인조인간까지
박상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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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은 한계가 있을까?”

이제 더 이상 고등학생들은 인문/자연 계열을 선택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공부하는 방식으로 수업과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대학에서의 전공에 따라 요구하는 과목을 선택하다보면 자연스레 문/이과 구분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어릴 때는 막연히 내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문학을 좋아하니까 문과형 인간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요즘 들어 그런 구분이 유의미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과학을 깊이 탐구하다보면 결국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들을 품게 되고, 우주를 향해 나아갈수록 이미 우리 안에 있는 내면의 우주를 들여다보게 되기에.

지금의 내가 과거로 회귀한다면 어쩌면 나는 인문 계열의 진학을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과형 인간의 눈에는 내가 지극히 문과적이겠지만, 그때는 아예 고민할 필요조차 못 느꼈으니 이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어찌 되었든 최근에야 내가 ‘과학’에 로망이 있음을 스스로 깨달았고, 올해 들어 여러 권의 과학 서적들을 스스로 찾아 읽었다. 물론 아주 어려운 책들은 아니지만 정말 흥미롭게 읽으며 새로운 재미를 느낀다.

비문학 계열이 아니라도 문학계에서도 SF문학이 상당히 활발하게 창작되고 있다. 아직까지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SF와 생명과학, 미래과학에 대해 관심이 생겨 계속 찾아보게 된다. SF문학작품만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작가들이 SF문학을 창작할 것 같고 독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레 호응할 것 같다. SF는 작가가 무한한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갈래여서 작가에게는 우주로 나아가는 창작의 매력을, 독자에게는 상상 그 너머를 유영하는 행복을 주는 것 같다.

박상준 작가는 SF 및 교양전문 기획자로 30여 년간 활약해온 전문가라고 한다. SF소설과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내용들이 어떤 과학적 지식에 기반하고 있는지, 작품에서 묘사한 장면 이면에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원리가 숨어있을지... 표지부터 목차까지 매력 가득한 책이어서 표지와 책 소개만으로도 이미 호기심이 일었다. 우주여행-외계인과 외계생명-로봇과 인공지능-휴먼과 미래세계-상상과 현실-영화와 음악과 SF 등 목차의 사이사이와 행간 너머너머에서 펼쳐지는 스토리들.

인간의 경험을 방대하게 반복하면서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는 인공지능의 이야기. 인공지능이 파악한 인간성(인간다움)이란 결국 유한함, 불완전함이라는 말이 한참 마음에 맴돌았다. 여러 SF영화에서 묘사된 인공지능 로봇들의 인간을 닮아가는 모습들과 영화적 상상력으로 구현된 인간과의 관계, 마지막 운명에 대한 선택들이 머릿속에 다시 떠올랐다. 책은 이렇듯 우리가 보았던 영화를 다시 그려낼 수 있도록 도우며 비문학의 한계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마치 소설을 읽듯 유희로운 지적 자극과 함께 확증 편향에 빠지는 상태를 경계할 수 있도록 적정한 정보와 함께 생각할 거리들을 제공해준다.

첨단의 미래로 나아갈 것만 같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책을 덮으며 느끼는 가장 큰 생각은, 역설적이게도 자연의 소중함과 작지만 나의 역할을 수행해야겠다는 깨달음이다. 과학 문해도를 높여나가며 생각의 연결 고리를 확장하고 싶은 욕구. 좀 더 나은 세계를 구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욕구. 이러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욕구와 의지가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문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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