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렘스 롯 - 상 스티븐 킹 걸작선 11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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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이 필요없다. 그냥, 스티븐 킹이다.

두 챕터만 참고 읽으면 확 빨려들어가서 정신없이 읽게 될 것이다.

몰입을 방해하는 편집과 들고다니기 부담스러운 양장, 두 권으로 쪼갠 결정만 아니었어도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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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 - 살아 있는 인류의 지혜
피어스 비텝스키 지음, 김성례.홍석준 옮김 / 창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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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판형, 양장, 올칼라에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처럼(그보다는 덜 산만하지만) 화려하고 매혹적인 도판들이 가득한 책.

훌트끄란츠 외 여러 사람의 논문을 모은 '시베리아의 샤마니즘'은 절판된 지 오래에, 엘리아데의 '샤마니즘'은 풍부하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좀 한쪽에 치우친 경향이 있으니 이 정도면 꽤 균형잡히고 읽을만한 입문서가 될 듯...

이라지만 의외로 내용은 그리 쉽지만은 않아서,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는 어떨지. 기왕이면 엘리아데의 샤마니즘 정도는 같이 읽어주는 쪽이 좋겠다.

어쨌든 같은 시리즈의 '동물의 영혼'보다는 10배 이상 낫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단점은 부담스러운 가격(요새 책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상대적으로는 무난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그림&사진들일 것. 내용도 괜찮고 번역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그림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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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 - 신화전기시리즈1
앤드루 달비 지음, 박윤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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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전기'라는 시리즈명과 마침 그리스 신 중에 제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디오니소스를 다루었다는 점 때문에 읽어봤다. 일리아드, 오딧세이, 신통기와 변신, 그리고 여러 희곡에 나온 디오니소스의 모습을 두루 엮어 진짜 살았던 사람의 전기처럼 엮은 책.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이지 12000짜리 양장본으로 만들 내용은 아니다.

한 가지나마 명확한 장점이 있으니 조금만 소박하게 냈어도 평가가 높아졌을 것을... 그래도 양장본이라야 좀 팔린다고들 하니 한숨만 나올 뿐. 어쨌든 그 명확한 장점이란 이거다. "신화에 정본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

당연한 진리임에도 신화학(신화읽기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까?)이 아니라 '인도 신화', '중국 신화' 하는 식으로 엮어내는 신화책만 주로 접했을 경우에는 놓치기 쉬운 사실. 아니 이 나라 교육의 '정답 강박증'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단군신화 중에도 다들 아는 삼국유사본과 다른 줄거리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알려져 있지 않은지. 그리스 신화처럼 이미 한 번 죽었던 문화라서 채록이 불가능하고 문헌으로밖에 알아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데도 한 신의 탄생이나 업적에 관한 일화가 이만큼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 한 가지 장점에 비해 아쉬움은 너무 많다. 내용은 싱겁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조금만 깊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새로 얻을 사실이 거의 없다. 신화학적인 해석을 원했다면 더더욱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까울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책 형식의 신화서적만 몇 권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의 접근방식이 유효할 수도 있겠다. 자료 출처를 명확히 밝혀놓은 것도 깊이 면에 대한 보강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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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서정오 지음 / 현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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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 전에(2003년 12월 현재) 인터넷 서점을 통해 '신화' 분류에 들어있는 책의 목록을 쭉 훑어보았다. 예상대로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가장 많은 권수를 자랑했으며, 가장 잘 팔린 책 열 권 중에도 다섯 권이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책이었다. 짧은 기간 동안 팔린 책의 권수를 가지고 매긴 순위만 가지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겠지만 이 결과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줄로 안다. 우리는 다른 어떤 신화보다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빨리, 자주, 많이 접하며 국내 출판 시장은 끊임없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재해석을 생산해낸다. 한국 신화보다 훨씬 낯익고 친근한 것은 물론이다.

물론 그럴 만한 이유는 있다. 1970년대 말, 80년대 초부터 시작된 '우리 것을 찾는' 움직임은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하고 많은 결과물을 내놓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영어를 잘해야 먹고 살기 쉬운 세상이고, 어지간한 학문을 공부하려면 서구 학자들이 서구 중심으로 정립해놓은 이론을 소화하고 끼워맞춰야 하는 실정이다. 그런 만큼 서구인들이 고전으로 꼽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인기일 수밖에. 게다가 뒤늦은 인정이라 미안하지만 그런 이유를 달지 않더라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 구조는 명쾌하고 쉽고 화려하지 않은가. 그리스 로마의......아니 그리스 신들은(로마에도 그리스 신들을 흡수하고 동일시하기 전에 나름의 신화 체계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세계 신화 중에서 가장 성질 더럽고 질투심 강하며 로맨스를 즐기는 이들이라는 점도 매력적이고 말이다. 사실 그리스 신화에 난무하는 근친상간과 동성애와 질투와 복수를 생각하면 국내 학부모들이 어떻게 이 신화를 '교육적'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읽히려 하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스 신화가 자주 거론되는 데에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료의 방대함이다.

현재 이야기되는 그리스 신화는 주로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딧세이>,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원전으로 하지만 그 외에도 로마 시대에 쓰고 상연했으며 이후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학작품을 통해 여러 차례 재해석된 많은 희곡이 바탕이 된다. 그러니까 과거에 이미 문헌으로 남긴 원자료가 적지 않다는 것만이 아니라, 그 위에 세월을 거치며 많은 재해석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그리스 신화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신화를 굳이 문헌신화와 구전신화로 나누는 데에 대해 결국 둘 다 근원은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이런 분류가 유용한 것이 사실이며, 여전히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채록한 지 20년이 지나 재해석은커녕 해석조차 완전히 되지 않은 신화와 채록한 지 천년이 지나 수많은 연구와 문학작품을 통해 더 풍부한 텍스트로 거듭난 신화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 신화의 경우 고대 문헌에 속하는 자료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삼국지 위지 동이전> 정도가 있을 뿐이며 구전신화로 판소리와 민담, 무가 등이 존재한다. 무속이 융성하고 여기에 속한 무가와 설화 등이 풍부한 만큼 이를 따로 무속신화로 분류하기도 한다. 구전신화에 관한 연구는 19세기 말, 20세기 초부터 일본학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시작, 해방 후 근대화와 서구화, 새마을 운동 등의 흐름 속에 묻혔다가 1970, 80년대경 '우리 것'과 '전통'으로 눈을 돌리고 인간문화재, 무형문화재 등을 지정하면서 다시 활발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초기 일본학자들의 연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 70년대 말 80년대 초에 '발명된' 전통이 많았던 점, 여전히 채록을 중심으로 할 뿐 다양한 연구의 대상이 된 텍스트가 많지 않다는 점 등 문제점이 산재해 있다. 게다가 국내에 비교신화학이 없고 주로 국문학과 민속학 쪽에서 연구가 이루어진 것도, 그리고 이제까지 나온 관련 서적에 한자가 많이 쓰인 것도 한국 신화를 신화학, 혹은 전체적인 신화 공부에서 고립시키는 이유로 작용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책이 절반을 차지하는 신화학 베스트 10 중에 들어가 있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서정오)>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서정오)>의 가치는 작지 않다. 전자는 무속신화, 후자는 민담 중에서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뽑아 쉽고 재미있게 새로 쓴 책으로, 장담하는데 재미있다. 따뜻한 아랫목에 배를 지지고 엎드려 군밤을 까며 듣는 옛날 이야기 같은 맛이라고나 할까. 작가는 서문에서 "이 책의 목적이 신화를 자료로 남기는 데 있지 않고 널리 알리는 데 있는 만큼, 무엇보다도 이야기로서 매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에 이야기의 본모습을 살리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그 맛을 살리는 데 더 힘을 쏟았다고 하고 또한 "구전되는 이야기는 한두사람의 것이 아니라 우리 겨레 모두의 것이므로, 글쓴이도 적극 전승과 창작에 참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야기를 썼고, 따라서 고치고 다듬는 일을 크게 겁내지 않았다"고 썼는데, 본인은 이 부분에 크게 공감한다. 학문적인 신화 연구조차도 상상력을 동원하고 원뜻을 훼손하는 작업을 피하지는 못하며, 넓게 보아 신화라는 텍스트의 가치는 풍성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끊임없이 변주되어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작업 자체가 이제까지 쌓인 무가와 민담 채록본과 연구성과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금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쉽고 재미있고 인기를 끄는 글이 나와줌으로써 다른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된다는 이득도 무시할 수 없고 말이다. (웃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여러 지역의 무가를 넘나들며 뽑은 것으로, 바리데기처럼 비교적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할락궁이나 가믄장애기처럼 낯선 이름들도 등장한다. 여기에 대해 다시 작가의 입을 빌리면 "사실 여러 지역에서 독립하여 전해 온 이야기들을 하나의 틀 안에 묶어 낸다는 것은, 보기에 따라서는 주제넘은 일이요 부질없는 헛손질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글쓴이는 우리 신화에 나름의 질서를 얹고 싶었다. 각각의 독립된 이야기가 거대한 '한국 신화'의 틀 안에서 톱니바퀴 구실을 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충분히 값어치 있는 것이라 믿고 한 일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의 가르침과 꾸지람을 기다릴 뿐이다."라고 말한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옥황상제 천지왕이 땅 세상의 바지왕과 혼인하여 대별왕과 소별왕을 낳았고 대별왕이 저승을, 소별왕이 이승을 다스린다는 구조나 염라대왕과 각종 저승 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사람들이 생각한 신화 체계가 중국의 신화 구조와 이름을 빌렸을 뿐 의미는 상당히 달랐음을 알 수 있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원전이 있다고는 해도 엄연히 창작물이고 재창조물이다. 그러나 혹 이 책을 시점으로 하여 한국 무속신화, 이야기들에 관심이 생긴다면 그때가서 원전을 찾아보고 배경에 대해 공부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한가지 귀띔하자면 대별왕과 소별왕, 할락궁이, 가믄장애기, 지장애기, 사만이와 자청비, 남선비와 여산부인과 노일제대귀일의 딸에 얽힌 조왕신과 측간부인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가 제주도 본풀이에 기반하고 있다.

( 거울 신화서적 리뷰:  http://mirror.pe.kr/zboard/zboard.php?id=mythbo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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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두따 - 세계의 고전 인도편 1
깔리다사 지음, 박경숙 옮김 / 지식산업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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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두따란 구름megha의 사자(使者)duta를 뜻한다. 풍요의 신 꾸베라를 섬기는 한 약샤가 잘못을 저질러 저주로 신통력을 빼앗기고 신혼의 아내와 헤어져 1년 동안 인도 중부 라마기리 산중에 유배되는데, 이곳에서 우기를 맞아 북으로 흘러가는 구름에게 부탁하여 히말라야에 남겨둔 아내에게 소식을 전한다는 내용을 취한 서정시다. 남인도에는 '메가삼데사'라고 불리는 이본(異本)이 존재하며 양쪽 다 내용과 양은 비슷하다고 한다.

깔리다사가 젊은 시절에 쓴 이 작품은 뛰어난 관찰력과 절묘한 묘사력, 감각적인 표현으로 절찬받고 있으며, 후세 '두타 문학'의 선구이기도 하다. 국내에 소개된 책은 총 121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편 뿌르와메가와 후편 우따라메가로 나뉜다. 전편에서는 구름이 약샤의 전갈을 가지고 히말라야까지 가면서 지나갈 곳들에 대해 그리고, 후편은 히말라야 집과 그곳에 있을 아내의 모습과 마음에 대한 묘사가 중심이 된다.

시, 그것도 서정시를 다른 나라 말로 옮겼으니 감정적으로 와닿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게 읽기에는 '샤꾼딸라' 쪽이 훨씬 좋다. 특히 시 곳곳에 나오는 표현이며 인도 풍습에 관해 친절하게 주석을 달았고, 맨 뒤에 관계된 여러 신화를 짧게 정리하여 시로 읽고 문학적 감동을 받기보다는 인도 신화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길잡이로 이용하기에 더 좋아보인다. 그러나 어느 정도 바탕 지식을 갖추고 주석까지 꼼꼼히 읽은 다음 두 번, 세 번 읽자 새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외국의 서정시를 우리말로 옮겼을 때 과연 그 묘미가 전해질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은 남아있지만......

덧붙임. 깔리다사가 쓴 것이 확실시되는 작품은 <메가두따>와 <샤꾼딸라> 외에 다섯 편의 작품이 더 있다. 서사시로는 라구 왕가의 역사를 노래한 <라구왕샤>, 전쟁의 신인 스깐다의 탄생을 읖은 <꾸마라삼바와> 두 편, 희곡으로는 뿌루라와스 왕과 요정 우르와쉬의 사랑을 그린 <위끄라모르와쉬야(깔리다사를 이야기하며 언급한 작품)>, 아그니미뜨라 왕과 아름다운 여인 말라위까의 사랑을 그린 <말라위까아그니미뜨라> 두 편, 그리고 서정시로 계절을 노래한 <르뚜상하라>까지다. (모두 메가두따/샤꾼딸라의 발음규칙을 적용. 원문병기는 생략) 2년 전에 두 권을 낸 것을 끝으로 '세계의 고전'이라는 시리즈도 이어지지 않고 있는 이상 다른 작품이 소개될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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